층간소음으로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또다시 벌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도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논현경찰서는 자신의 아래층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살인미수)로 4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40대男 "문 소리 시끄럽다" 소란
경찰에 붙잡혀 귀가후 범행 저질러
A씨는 전날 오후 4시50분께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50대 B씨 부부와 20대 자녀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빌라 4층에 혼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아래층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날 낮 12시50분께에도 "문 여닫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B씨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발로 차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경찰서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고서 귀가했다가 4시간여 뒤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인천지역 층간소음 신고·민원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쟁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지역 층간소음 전화 상담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천51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1월부터 9월까지 1천177건의 전화 상담이 이뤄졌다.
인천 전화 상담건수 올해 1177건
전문가들 "제 3자 중재로 풀어야"
층간소음 분쟁은 종종 강력 범죄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9월에는 인천 부평구의 한 빌라에서 50대 남성이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아랫집 주민에게 흉기를 던져 특수상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5월에도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윗집에 찾아가 현관문을 둔기로 부순 50대 남성이 입건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제삼자의 중재로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교수는 "층간소음은 심리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갈등을 줄이려면 우선 이웃 간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며 "소리를 유발하는 대상자만 알아도 극단적인 분노 상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등이 생겼을 때 당사자들이 대면하면 감정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나 공공기관에서 이들을 중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