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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식 쉬프트정보통신(주) 대표이사·(사)판교1조클럽협회장
군사용으로 개발된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은 조금씩 활용분야를 확장해 이제는 산업 전반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며, 코로나19(COVID-19)로 각국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온라인 거래와 물류·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드론 세계시장도 성장 및 새 국면을 맞고 있다.

2010년부터 반짝 인기를 끌며 전 세계에 드론 열풍을 불러왔던 기존의 취미용 드론은 전체 드론시장에서 군수용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는 추세에 있고, 그에 반해 상업용 드론 세계시장은 2016년 4억2천만 달러에서 2025년까지 69억8천만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시장 또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상업용 드론시장 규모가 연평균 약 3배씩 성장하고 있으며, 2016년 100억원에서 2019년엔 3천억원의 시장 규모를 달성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상업용 드론의 주요 활용 분야는 농·임업이 5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촬영용이 20%, 건설·측량이 10% 순으로 나타났으나 활용분야가 갈수록 다양화 및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조립·설계능력 세계적 수준 불구
기기인증·비행승인 등 절차 복잡
'과도한 규제'로 美·中 못 따라가


정부는 2017년부터 혁신 성장 8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드론을 선정해 국가 주도의 드론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오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물품 수송부터 산림 보호 및 감시, 시설물 안전 진단, 국토 조사 및 순찰, 통신망 활용, 해양관리, 농업지원, 영상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시범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정부는 드론산업발전계획 발표를 통해 국내 드론 시장을 2026년까지 4조4천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고 기술경쟁력 세계 5위권 진입, 사업용 드론 5만3천대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2026년까지 취업유발 효과는 양질의 일자리 약 17만4천명으로 전망되며 생산유발효과는 21조1천억원 규모, 부가가치유발효과는 7조8천억원으로 예상했다.

최근 '드론실증도시' 세종특별자치시가 건설현장 안전관리와 불법 옥외광고, 도시바람숲길 생육 모니터링 등 공공서비스와 음식배달 등 드론실증 서비스 현장 시연을 실시해 큰 호응을 이끌어 낸 점도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국내 드론산업을 세계시장에 빗대어 보았을 때 그 성장세는 미진한 상황이다.

현재 중국산 드론이 전 세계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드론 관련 국내 설루션 개발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시장점유율은 낮은 상황이며, 국내 드론산업 발전이 더디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는 향후 드론산업 육성 및 규제철폐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개혁 통한 육성 서두르지 않으면
글로벌시장 진출 기회 다시 안 와


기체 조립·설계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국내 드론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가시적인 성장을 보이지 못한 이유로 업계는 과도한 규제를 최우선으로 지적하고 있다. 미국, 중국과 같은 과감한 규제 완화 국가 대비 우리나라는 기기인증부터 비행승인 등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승인에 대한 대기시간도 길기 때문에 미국, 중국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현재 중국산 드론이 국내 공공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음과 동시에 국내산 드론 점유 비율이 아직까지 많이 낮은 상태에 있어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으며, 국내 기술력 대비 드론관련 핵심기술력이 앞서있는 미국, 중국 등에 의존하는 경향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규제 완화를 통해 드론산업 육성을 서두르지 않을 경우 중국과 미국이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드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드론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상기와 같은 문제를 타파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함께 핵심기술에 대한 관심 및 투자·육성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도 세계시장의 추세에 맞추어 군수분야뿐만 아니라 상업용 드론산업에 있어 세계 5위권 진입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예측해 본다.

/최영식 쉬프트정보통신(주) 대표이사·(사)판교1조클럽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