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국회'라고도 불리는 지방의회, 수원시의회엔 37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수원시장이 세금을 적절하게 쓰는지 감시하면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추진을 위해 '우리동네 법안'이나 마찬가지인 조례를 만들어 시행되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365일 24시간 자나깨나 '우리동네 걱정'뿐인 사람들이죠. 2018년 임기를 시작한 제11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지금까지 '우리동네 주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그들은 원래 어떤 인생을 살았었는지 각 시의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지적 수원시의원(1인칭) 시점'에서 소개합니다.
당시 뜻 맞는 학원장들과 특별반을 만들어 빈곤·폭력 등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무료 학습지원 사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수원여성의전화와 연이 닿았고 지금 수원시의원으로 활동까지 하게 된 거예요. 이 단체에 몸 담그며 처음엔 '가정폭력, 성폭력 등 피해여성'을 위한 상담으로 당시 사회가 안고 있던 가부장적 제도를 바꾸고 여성 인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이어왔습니다.
이후엔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청소년 등을 만나며 이들이 얼마나 어른들의 무책임 속에 놓여 있는지 알게 됐고 가정 폭력이 또 다른 성폭력과 성매매로 유인되는 근본적 문제임도 알게 됐어요.
저는 수원시의원으로서 세웠던 꿈을 최근 이뤘어요. 바로 심각한 여성인권 문제의 온상지였던 성매매집결지의 폐쇄예요. 물론 성매매피해자 회복과 탈성매매를 위한 자활지원이란 작지 않은 과제가 남았지만 60년 넘게 수원역 앞에 자리 잡은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라는 큰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사실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첫 움직임은 2006년 수원여성의전화 안에 개소한 '어깨동무 상담센터'예요. 2002년 반성매매 운동을 시작하고 2004년부터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됐지만 그때만 해도 수원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해야 한다는 제안이나 관련 정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깨동무란 이름의 성매매 피해여성 전용 상담센터를 열어 소장으로 활동하며 많은 피해여성들을 만났죠.
처음엔 발길이 뜸했지만 센터를 홍보하고 성매매집결지를 직접 찾아가기도 하며 시간이 지나자 피해여성들이 한 명, 한 명 센터를 찾아왔어요. 상담을 해보니 성매매집결지에 일하는 여성 대부분이 자신의 가정에서 부모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성폭력이 있었거나, 어딘가로 팔려가는 등 가정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러다가 성매매란 일을 하게 되고 이후 다른 일을 찾기 어렵다 보니 원치 않는 일을 하며 지내는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던 거죠.
그때부터 성매매집결지를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이후 수원시의원으로 활동하며 그 목표를 결국 이루게 됐습니다. 물론 지금은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위한 자활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민원이든 정책 추진이든 해결하기 어려운 어떠한 일을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타협이라고 생각해요. 성매매집결지도 어떻게 보면 타협을 통해 적절한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다 보니 폐쇄라는 목표를 이루게 된 거니까요. 타협이라고 하면 뭔가 이익을 얻는 데만 치중해 자신의 기준을 허물고 상대방과 손 잡는 걸 떠올릴 수 있는데 그렇지만 않아요.
누군가의 부탁을 듣거나 민원을 해결하거나 공무원과의 정책 협의 등 무엇이든 의견이 다른 상대방과 일을 하려면 '타협'은 필수예요. 상대방 의견이 맘에 안 들거나, 불가능해 보인다고 무조건 반대하거나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면 이미 그 일은 실패한 겁니다. 상대방 의견을 일부 수용하고 서로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러면 불가능한 문제는 단 하나도 없어요.
성매매집결지도 처음엔 수원시가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해 개발하려고 했는데 실패를 했잖아요. 이후엔 일부 가로정비만 하는 방향으로 변경하며 계획을 한 단계식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 나갔습니다. 앞으로 성매매집결지 문제 이외에도 수원시민들을 위한 여러 정책과 '원천동·영통1동' 주민들을 위한 민원, 사업들을 불가능 없이 해결해 나가며 아동·여성 인권 활동도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니까 지켜봐 주세요.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