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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로이더'란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스테로이드(steroid)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스테로이드는 헬스 보충제와 달리 불법 약물로 분류돼 인체 투여를 금하고 있다. 약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수하게 운동과 식단으로 근육을 키우는 내추럴(Natural)과 대비된다.

내추럴은 피 땀나게 운동하고 보충제 도움을 받아도 근육세포 수를 늘릴 수 없다. 근육세포를 얼마나 크게 만드느냐가 벌크업((bulk up)의 관건이다. 반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근육세포 수를 늘릴 수 있어 운동량 이상의 효과가 나타난다. 내추럴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약물의 힘인 것이다.

지난 9월 배우 남궁민(43)은 드라마에서 벌크업 된 근육질 몸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을 연기하려고 14㎏을 증량하고 꾸준히 운동한 결과 20대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에게 약물 의혹을 제기한 로무새(자신보다 몸이 좋으면 무조건 로이더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온라인 용어)들이 도리어 비난을 받았다.

국내 대표 몸짱 방송인 김종국(45)씨가 약물 복용 논란에 휩싸였다. 캐나다 유명 보디빌더 겸 헬스 유튜버 그렉 듀셋의 도발이 도화선이다. 듀셋은 지난달 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종국은 약물을 썼을까 안 썼을까'란 영상을 통해 근육을 키우는 과정에서 약물을 복용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나이가 들면서 체격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데 호르몬을 쓰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몸이라는 것. 100만 달러 내기 운운하며 김종국을 자극했다.

김종국은 "꾸준한 노력과 정신력으로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온 혈액 검사 결과도 공개했다. 주변인들도 약물 복용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그를 지켜봐 온 의사는 '오랜 세월 꾸준하게 운동한 것은 물론 식단까지 조절하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한다'고 했다.

듀셋은 여전히 도발 중이다. 김종국의 남성 호르몬 수치는 동년배에게 불가능하고 비정상적이라며 '내분비 종양일 수 있다'고 극언한다. 캐나다 유튜버가 먼 나라의 김종국을 향해 총질을 난사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유튜브 조회 수를 늘리려는 의도인지 모르나 정도가 지나치다. 보디빌더 듀셋은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형편없고 빈약한 '마음의 근육'을 감추고 있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