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jpg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운항을 멈춘 항공기들 사이로 화물기가 이륙하고 있다. /경인일보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통합이 이뤄지면 항공 물류 부문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운임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대한항공이 우리나라 항공운송의 99%가 이뤄지는 인천공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130만9천925t이다.

대한항공은 이 기간 인천공항 전체 물동량 275만7천488t 중 가장 많은 화물을 처리했다. 아시아나항공 물동량은 58만5천393t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물동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68.7%에 이른다.

3위인 에어폴리카고의 물동량은 10만t을 밑도는 규모다. 1·2위와 격차가 크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에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비중은 65% 안팎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아시아나 처리 물동량 비중 1·2위 합계 '68.7%'
운임 인상·수출입 기업 경쟁력 약화 예측… 업계 "정부 대책 촉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통합될 경우, 항공 물류 부문의 독점적 지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곧 항공 물류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물류업계의 우려다.

현재 인천공항 항공 물류 운임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외항사 순으로 높다고 한다. 통합이 이뤄지면 저렴했던 아시아나항공 운임이 상대적으로 비싼 대한항공 운임 수준으로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물류 대란으로 항공 운임이 기존에 비해 2~3배 올랐는데, 통합 과정을 거치면 대한항공이 가진 높은 점유율의 영향으로 운임이 안정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운임 인상 등 물류비 상승은 수출입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 물류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이전부터 외항사보다 비싼 운임을 책정하고 있었다"며 "최근 운임 인상은 통합과는 관련이 없지만, 통합이 이뤄지면 1등 기업으로서 지위가 강해지고, 자연스럽게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통합하더라도 이후에 수출입기업에 악영향이 없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매출 2조2천270억원, 영업이익 4천3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4천억원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화물 부문 매출은 1조6천50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항공 물류 부문이 매출 증가를 견인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항공 화물 운송시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환적화물과 승객의 수하물을 포함하더라도 58.6%"라며 "외국에서 온 화물을 인천공항을 거쳐 다시 보내는 환적화물을 제외한 순수 수출화물로만 집계하면 점유율은 47.7%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페덱스(Fedex), DHL과 같은 해외 화물 전문 항공사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거세고, 글로벌 포워더 역시 외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자 주도 시장이 되기 힘든 구조다. 통합되더라도 물류업계가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