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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장 전승훈 경감은"시를 쓴다는 것은 내 존재와 삶의 자취를 세상에 한 편씩 남긴다는 의미가 있다"며 "많은 고민과 시도 끝에 시 한 편을 쓰고 나면, 그때의 희열과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최근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앞으로도 시민과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저에게 시를 쓴다는 것은 내 존재와 삶의 자취를 세상에 한 편씩 남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삶이 허무하다고 느껴졌을 때, 시가 절 이끌었습니다."

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장 전승훈 경감은 시가 갖는 의미를 이 같이 설명했다. 전 경감은 현직에 있으면서 이달 초 현대문학사조 신인상을 수상, 시인으로 등단했다.

전 경감은 '백산(白山)'이라는 아호를 고등학교 때 지었을 정도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청년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가슴 한 켠에 꿈을 접어둔 채 경찰공무원이 됐고, '깨끗한 청정의 산에서 살고 싶다'는 아호의 뜻을 치안 활동에 담아 32년간 시민을 위해 일했다.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그는 다시 펜을 들었고 많은 노력과 습작 끝에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작품이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문학을 전공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을 독학으로 깨쳤죠. 사실 하얀 백지에 시를 써내려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다가도 시상이 떠올라 단숨에 쓴 적도 있지만, 어느 땐 한 글자도 못 쓰겠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많은 고민과 시도 끝에 시 한 편을 쓰고 나면, 그때의 희열과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큽니다."

전 경감이 쓴 작품 중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이 상당수다. 지난달 제22회 경찰문화대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한 그의 작품 '새벽기도'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것이었다.

"제가 5남매 중 장남인데, 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께 아직도 애틋한 감정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항상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셨던 어머니의 사랑과 생전에 함께했던 기억들을 생각하다 시로 풀어내는 것이지요. 그 외에도 저는 생활 속에서 시상을 많이 얻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접한 사물들에서 영감을 받아 '연필' '색소폰' '고목' '소금' 등의 작품을 썼습니다."

일할 땐 지역의 치안 전문가로, 쉴 땐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경감은 앞으로도 시를 통해 많은 사람과 따뜻한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는 함축된 문장으로 재미와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 한 편의 시는 마음의 여유를 건네기도 하지요. 경찰 업무에 있어 시는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미 넘치고 울림 있는 작품을 지어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