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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 입시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대치동 지라시'.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202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8일 치러진 가운데, 수능 전 입시카페에 올라온 '대치동 수능 지라시'의 적중률이 주목받고 있다. 학원가가 출제 교수를 예측해 수능 지문을 유추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학부모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정보격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8일과 16일 다수의 입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국어 비문학 소재는 기계(CCTV쪽), 서양 미술과 역사(가나형), 논리학 (가능세계)이다', '영어는 6월·9월보다 쉽게 출제될 예정이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내용 중 상당수는 실제 수능 문제와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어 영역에서는 논리학인 '헤겔의 변증법' 지문이 출제됐고 차량 주변 영상을 내부 모니터에 보여주는 '어라운드뷰' 기능에 대한 지문도 출제됐다. 기계 관련 지문이 출제됐다는 점에서 국어 비문학 소재가 기계(CCTV쪽)이라는 내용과 어느 정도 일치한 셈이다.

국어의 난이도가 높고 수학은 9월과 비슷하나 일부 문항에서 난이도가 상승할 것이며, 영어의 난이도가 쉽다는 전망도 맞아떨어졌다. 실제 이번 수능에서 국어는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으며 수학의 공통과목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선택과목은 어렵게 출제됐다. 영어는 지난 모의평가보다 비교적 쉬웠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에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험생은 "수능 당일 변증법을 풀며 지라시 내용이 생각나 소름이 돋았다"며 "또 아는 사람들만 알고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둘째 아이가 수능을 봤다는 이모(49)씨는 "첫째 아이를 데리고 대치동을 다녔었는데 그동안 듣지 못했던 정보들을 들을 수 있었다"며 "학원가에서는 빠르게 정보가 돌고, 본인들이 그걸 강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모(51)씨는 "정보를 이용한 친구들은 그로 인한 이익을 얻었을 것인데, 저처럼 전혀 몰랐던 사람들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가 독학 재수학원을 알아봐 달라고 하는 상황인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 엄마로서 미안하기도 하고 열이 받는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교수에서 비롯된다. 문제 출제를 위해 합숙을 하게 되면 2학기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2학기에 사라진 교수를 찾아 전공을 살펴보면 어떤 내용이 출제될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제 교수를 예측해 학원가가 수능 지문을 유추하는 사례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국어강사 김모씨는 "한 교수가 출제위원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나면 그가 무슨 논문을 썼는지, 어디에 관심이 있었는지 소문이 돈다"며 "특히 EBS연계율이 50%로 떨어지다 보니 소문을 토대로 관련 문제를 푼 아이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치동과 같은 곳은 그런 정보가 훨씬 빠른데 지방은 정보가 돌 가능성이 적으니 불리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