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시가 다세대원룸촌의 풀리지 않던 병폐인 쓰레기 무단투기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아이디어정책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시범지구에 교육과 단속, 청소와 지원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민원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11일부터 운양동 카페거리에서 '무단투기상습지 깨끗한 거리 만들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대상지는 1층에 상점, 2~4층은 다세대원룸 형태인 건물 68개 동이 밀집한 곳으로 카페거리라는 명성에 맞지 않게 길목마다 정체불명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시는 이곳 주민들과 '리빙랩'(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일상 속 실험실)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무단투기 과태료 부과를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리고 현수막 홍보활동도 해봤으나 일방적인 행정계도만으로는 근본적인 해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 운양동 카페거리 시범사업 벌여
CCTV 얼굴 탐문·봉투 해체 적발
교육은 시에서 배치한 자원순환관리사들이 맡았다. 이들은 건물 소유주 및 청소관리자, 카페 등 상점주들을 1대1로 접촉하며 '거주민 실천 서명'을 받았다. 구시대적 캠페인처럼 보일 수 있으나 주민들에게 일일이 사업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단속은 CCTV와 봉투 해체 2가지 처방을 적용했다. 카페거리 내 클린넷존 2개소에 CCTV를 설치하고, 클린기동대원들이 일반봉투 속 영수증 등을 토대로 무단투기자를 적발했다. CCTV에 찍힌 얼굴을 찾으려 탐문조사도 했다. 동네가 좁아 주민들에 의한 투기는 하루가 다르게 감소했다.
가로청소원들은 카페거리를 평소보다 집중적으로 청소했다. 쓰레기가 자주 놓이던 자리는 빗자루까지 동원해 말끔히 쓸어냈다. 마을이 깨끗하면 여러모로 좋다는 걸 인식시키려는 조치였다.
교육·단속·청소 등 동시추진 '효과'
내년부터 장기동 등 상습지역 확대
원룸건물에는 전용수거함을 설치해주고 내외부에 배출지정장소 스티커와 배출방법 안내판 등을 부착했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배출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아파트에서나 볼 법한 재활용 수거시설이 마련되자 카페거리 내 쓰레기 민원은 이달 들어 완전히 사라졌다.
시 관계자는 "과태료가 부과됐다고 시청에 찾아와 심하게 항의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대다수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순 없었다"며 "내년부터 장기동·마산동·양촌읍 원룸촌 등 대표적인 상습 무단투기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