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에서는 기관지염, 고혈압 등으로 가정의학과 진료를 받은 환자가 다수를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지난해 인천지역 병·의원 가정의학과의 다빈도 상병 현황을 보면, '기타 및 상세불명의 원발성 고혈압'이 전체의 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상세불명의 급성 기관지염' 16%,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2형 당뇨병' 11%, '요통, 요추부' 5%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는 '상세불명의 고지질혈증'(4%)이 가정의학과 다빈도 상병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이상 환자에서 고지질혈증의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 이 질환은 40대에서 4%, 50대에서 6%, 60대 이상에서 3%를 나타냈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의 경우에는 3%, 여성은 5%를 기록했다.
상세불명 기관지염 16>합병증 미동반 2형 당뇨병 11>요통 요추부 5%順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등은 중장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
가천대 길병원 고기동(가정의학과)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등은 중장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고지질혈증의 유병률은 실제로 이 데이터(4%)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시국에서는 기존에 질환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감염을 우려해 병원 방문을 꺼리는 등 복잡한 변수가 많아 데이터상의 경미한 변화, 그 자체만으로는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은 10대 미만 환자 중에서는 '급성 비인두염(감기, 32%)'과 '상세불명의 급성 기관지염'(27%)이 다수를 차지했다. 두 질환의 비중은 전년(2019년)보다 7%p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강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 특징적으로 발생한 질환을 살펴보면 '알레르기비염'(11%)은 10대 미만에서, '위장 및 결장염'은 10대(10%)와 20대(11%)에서 두드러졌다. '급성편도염'은 20대(9%)와 30대(8%)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이 발생했다.
40대 이상부터는 '고혈압'(40대 39%, 50대 51%, 60대 47%)이 다빈도 상병 1위로 올라서기 시작하며 '2형 당뇨병'과 '고지질혈증'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고기동 교수는 "급성편도염은 세균 등에 의한 것으로 목이 아프고 열이 많이 나는 증상을 보인다"며 "통상 (바깥) 활동량이 많은 20~3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가정의학과에서도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집계한 지난해 가정의학과 보험 청구 건수는 약 93만건으로, 2019년(약 110만건)보다 약 15%(16만건↓) 감소했다.
고 교수는 "기존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중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다소 숨이 차고 심장이 빨리 뛴다든가, 팔이 저리다며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 몸이 안 좋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고생했다는 노인 환자들도 있었다"며 "그동안에는 없었던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겨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한 의료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