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여고 최수빈
구리여고 최수빈
지난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는 와중 '아수나로', 청소년 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 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를 비롯한 14개 청소년단체의 공동주최로 <2021 입시경쟁 반대 청소년 선언> 시위가 진행됐다.

2022학년도 수능은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이 일고 있다.

불수능 탓에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아져 수시, 그중에서도 논술 전형의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학교 수업과 공교육으로는 급격히 높아진 수능의 난이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 강의를 비롯한 수능 대비용 사교육 이용자 수가 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나온다. 


불수능 논란에 논술 경쟁률 과열
사교육·무한경쟁 반대 시위진행


<2021 입시경쟁 반대 청소년선언> 시위는 이와 같이 강화되는 사교육의 힘과 입시를 위해 청소년을 치열한 무한 경쟁에 시달리게 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다음은 <2021 입시경쟁 반대 청소년 선언>에서 발표한 선언문이다.

하나, 학생을 선발할 권한을 학교에게서 박탈하라. 우리에게는 원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나, 고교·대학의 서열을 폐지하고 평준화하라. 우리에게는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하나, 대학 등록금을 전면 무상화하라. 우리에게는 장벽 없이 공공을 위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나, 학교에 만연한 성적 차별을 금지하라. 우리에게는 서로 다른 속도를 존중받으며 각자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하나, 학력·학벌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 우리에게는 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번 청소년 입시경쟁 반대 시위에 대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할 예정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했다.

강모(17) 학생은 "<2021 입시경쟁 반대 청소년 선언>과 같은 시위가 있단 사실이 조금 더 알려졌다면 많은 학생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욱더 많은 학생들에게 선언의 내용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모(17) 학생은 "이번 수능의 난이도가 불안정한 바람에 내년 입시 때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지 않을까 두렵다"며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이나 진정한 학습을 하지 못하고 오직 입시만을 위한 경쟁을 하며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은 21세기 교육 강국을 꼽을 때 빠지면 섭섭할 정도로 교육열이 강한 나라다. 하지만 학생들을 절망시키기보다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교육을 위해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구리여고 최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