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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열린 '2021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을 앞둔 공연장 무대 모습. 2021.11.25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조선 400년 역사에 처음 이렇게 큰 공사(수원화성 축성)를 2년 사이 이뤄냈으니 만백성과 함께 어찌 장대한 잔치를 열지 않으리오."


당초 계획했던 기간을 크게 단축해 2년 8개월 만에 수원화성 축성을 마치자 지난 1796년 10월 16일 정조대왕은 이 같이 말하며 공사의 감독관·기술자부터 일용 노동자와 백성들까지 아우른 대규모 궁중연회 '낙성연'을 열라고 지시했다.

사단법인 화성연구회가 지난 25일 오후 7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이를 재현하고자 마련한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공연 시작 전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인천에서 공연을 보러 온 김혜정(40)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엔 온라인으로 낙성연 공연을 만나 아쉬움이 컸는데 올해는 오프라인 공연이 가능해졌다고 해 한 달음에 달려왔다"며 "수원화성을 축조한 스토리와 낙성연에서 펼쳐진 공연들이 어떨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작년 온라인 아쉬움 공연 통해 해소
거리두기 선착순 100명 입장 큰호응


이날 낙성연은 극중 수원화성 축성을 기념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예인(연기자)들의 흥겨운 무대로 막을 올렸다. 이어 축성 공사에 참여했다 숨을 거둔 아버지 소식을 연회에서 뒤늦게 접한 한 소녀의 '강원도 아리랑' 무대를 시작으로 경상도식 자진모리 장단의 '덧배기 춤' 그리고 전북지역서 과거 활발히 행해졌던 '대기놀이(용기놀이)', 영남지방의 군사굿 특징이 두드러졌던 '빗내북춤' 등 다양한 공연은 이날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가운데 공연장을 찾은 관중들을 위로하기 위해 공연 진행자와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마련돼 방문객들의 즐거움을 더욱 자아냈다. 이날 공연장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속에 선착순으로 입장한 100여명 관중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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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축성을 기념하는 '낙성연' 공연이 지난 2019년 10월 2일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전야제 행사로 수원화성 화서문에서 열리고 있다. /경인일보DB

정조대왕이 수원화성 축성을 기념하고자 연 궁중 연회행사를 재현한 낙성연은 지난 2017년부터 사단법인 화성연구회 주최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2019년 화성연구회는 철저한 낙성연 고증을 바탕으로 한 공연을 펼쳤다. 이후 2020년엔 극심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잠시 온라인 행사로 대체했으나 올해 다시 오프라인 공연을 마련하게 됐다.

이날 공연을 보고 나온 정수자(57) 씨는 "이번 낙성연은 궁중 정재나 민간 연희 재현과는 또다른 접근으로 해석돼 민초들의 잔치다운 흥과 신명이 돋보인 무대였다"며 "공연 내내 어깨를 들썩거리는 흥겨움 속에 축성 축하를 높이 펼친 한마당이어서 더욱 즐거운 무대였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화성연구회는 매년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는 낙성연 공연을 매년 이어갈 계획이다. 최호운 화성연구회 이사장은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도 낙성연 공연을 열도록 도와주신 수원시, 수원문화재단에 큰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수원화성 낙성연'이 전통 민속예술의 최고 아름다운 잔치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마했다.

한편 화성연구회는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낙성연 공연은 물론 관련 토크콘서트, 학술회의, 자료집 제작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시민과 함께 수원화성 축성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는 2022년엔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 개최 단체로 선정 돼 더욱 뜻깊은 낙성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