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이 30일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서민들의 대출절벽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인천 남동구의 남동신협 본점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대출 등을 다루는 신탁업무 창구는 상담 고객이 없어 한산했다.

"고객들이 이미 대출 중단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게 한 직원의 설명이다.

그는 "1금융권 대출 규제가 8월부터 진행됐고, 이 시기부터 고객들은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대출규제가 이뤄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진짜 (대출이) 막힌 거냐'며 확인하는 전화만 간혹 오고 있다. 문의가 빗발치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객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 목표치 시중은행 문턱 높인 탓
영업점들 올 하반기부터 비중 줄여


인천 부평구의 인천대건신협 관계자는 "한 달에 30~50건 정도였던 대출 문의가 1금융권 대출 제한 이후 80~90건으로 증가했다"며 "당장 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분들에겐 타격이 있겠지만, 규제를 예상하고 대출을 미리 받거나 계획을 미룬 분들이 많아 큰 혼란은 없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한 새마을금고도 상황은 비슷했다.

인천 남동구의 인주새마을금고 본점 관계자는 "올 상반기 대출 총량이 늘어나면서 하반기부터 주담대 비중을 줄이고 있었다"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남동구 등 지역은 무주택자 LTV(주담대비율)가 40% 정도여서 다른 지역에 비해선 대출 중단 영향이 크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신협 등이 대출 중단에 나선 건 가계대출 총량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금융권인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상승률 목표(5~6%)를 지키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신협 등 2금융권으로 몰린 것이다.

"진짜 막힌 거냐" 간혹 확인 전화만
연말까지 지속 전망… 실수요자 우려


신협 관계자는 "일단 올해 연말까지는 대출 중단이 이어지고, 내년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새로 적용되면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대출 중단 사태가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서민 실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대출 중단 조치가 장기화하면 실수요자들에게 따르는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며 "갈 곳 잃은 서민들은 고금리대출이나 대부업 등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