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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
인천광역시 누리집 시정 비전에 수록된 인천의 미래모습에는 세 가지가 담겨있다. 첫째, 글로벌 플랫폼 시스템을 통해 선순환 경제사회를 구현하여 세계인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든다. 둘째, 인천커뮤니티 네트워크 사회를 구축하여 인천의 지속발전을 도모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인다. 셋째, 인천 성장동력의 시공간적 결합과 확산을 통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 이 내용만으로는 인천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잘 그려지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로 가보자. 2025년 인천의 모습은 어떠할까. 송도·영종·청라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가 2025년에 완공되고 인천발 KTX가 2025년에 개통된다. 2025년부터 건설폐기물의 수도권매립지 반입이 금지되고 2026년부터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도 금지된다. 2025년까지 인천에 차세대 청정에너지인 수소생산 클러스터가 본격 조성되고 수소충전소는 20개소 이상 늘어난다. 


송도·영종·청라 잇는 제3연륙교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조성 등
2025년 전후로 다양한 변화 앞둬


송도에 유치한 K바이오 랩허브는 2023년 착공하여 2025년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될 예정이고,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도 2024년부터 매년 2천명의 전문인력을 본격적으로 배출한다. 올봄에 기공식을 개최한 송도세브란스병원은 800병상 규모로 2026년에 문을 연다. 이와 더불어 인천의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심지가 될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가 송도 11공구에 약 4만평(약 13만2천여㎡) 규모로 2025년까지 조성되어 인천의 바이오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다. 인천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과 셀트리온 제3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00만ℓ를 넘어서게 되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인천국제공항이 2024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입하여 추진 중인 4단계 공사를 마치고 나면 인천은 세계를 연결하는 명실상부한 항공허브로 거듭나고, 이에 발맞추어 인천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항공정비(MRO)와 도심항공교통(UAM)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서구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2024년까지 기반공사를 완료하고, 로봇 체험시설을 비롯하여 로봇 제작 단지, 미래서비스 로봇 시범단지, 신기술 로봇융합단지, 자율주행·물류 로봇특화단지로 구성된 로봇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국내 대표적인 로봇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월미도에 세워질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2024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수도권 해양문화의 거점 시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5년에 송도 아트센터 인천 2단계 건립사업인 오페라하우스와 뮤지엄이 완성되고, 미추홀구에는 시립미술관과 시립박물관을 품은 인천뮤지엄파크가 오랜 기다림 끝에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각 분야에 더 많은 변화가 예정되어 있지만, 위에 열거한 가까운 인천의 미래, 3년 앞으로 다가온 2025년을 전후하여 우리의 일상이 될 인천의 이러한 변화는 짧게는 지난 3년 동안, 길게는 10여 년에 걸쳐 300만 인천시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인천을 살기 좋은 도시,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 나가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물론 인천이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저출산과 이동으로 인한 인구 감소,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 원도심과 신도시의 균형 발전, 교육기회의 균등과 교육의 수월성(秀越性) 확보,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 등 인천의 미래를 위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내년엔 대선·지선 예정돼 있지만
인천의 앞날 논의 없어 안타까워


인천(仁川)에 쓰인 한자 '인(仁)'은 예전에 '크다'라는 의미로 쓰였기에 인천은 '어진 고을'이라기보다는 '큰 고을'이란 뜻이라고 한다. 심산유곡에 모인 빗물이 개천을 이루고 큰 강을 이루어 바다로 흘러들어 가듯이 개개인이 맡은 자리에서 자기의 소임을 다할 때 그 수고와 땀이 모여서 '큰 고을' 인천이 추구하고 꿈꾸는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년 3월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그리고 6월에는 제8기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논의, 인천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지금 우리의 머리와 손과 발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어제의 미래인 오늘이 그렇듯이.

/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