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어린이연극

"슬픈 일 있었던 친구들, 손들어 보세요. 그럼 이제 그 마음을 여기에 넣어주세요."

1일 광주시 쌍령동에 소재한 좋은친구들 유치원 강당. 초록색 요정 분장을 한 '방구'가 이렇게 얘기하자 10여 명의 유치원생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러고는 슬펐던 마음을 노란 종이봉투에 넣는 시늉을 했다. 같이 공연을 관람한 선생님도 이 순간만큼은 관객이 돼 힘든 마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함께 봉투에 넣었다.

광주경찰서와 광주열린상담소가 협업해 만든 어린이극 '수리수리 마수리 얍! 내 편이 되어줄게'에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아동학대 예방의 달을 맞아 고심 끝에 선보인 이 어린이연극은 현재까지 9회 상연됐고, 광주지역 내 유치원들을 순회하며 아동학대·가정폭력 예방 등 다소 무겁지만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치있게 풀어냈다.

"'행복한 가정만들기 다.다.다'라는 캠페인성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단순 설명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기왕에 좀 더 아이들이 좋아하고 기억에 남는 방법을 찾고 싶었고 열린상담소와 뜻이 맞아 우리가 직접 참여하는 어린이극으로 올리게 됐다"는 광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상담소분들도 그렇고 저희도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처음엔 어색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호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연극은 마법사 방구요정과 코딱지요정이 유치원을 찾아 지친 어린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는 내용으로 가정 내 발생하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에 대해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개다리춤도 불사하며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공연이 끝나도 아이들은 강당을 떠나지 않은 채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였다. '괜찮아, 잘 될꺼야', '넌 참 멋져', '넌 지금도 충분해'라며 모두가 다독이는 부분에선 어른들도 왈칵 코끝이 찡해졌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