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국회'라고도 불리는 지방의회, 수원시의회엔 37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수원시장이 세금을 적절하게 쓰는지 감시하면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추진을 위해 '우리동네 법안'이나 마찬가지인 조례를 만들어 시행되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365일 24시간 자나깨나 '우리동네 걱정'뿐인 사람들이죠. 2018년 임기를 시작한 제11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지금까지 '우리동네 주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그들은 원래 어떤 인생을 살았었는지 각 시의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지적 수원시의원(1인칭) 시점'에서 소개합니다.
구도심 담당 시의원으로 동네를 변화시키는 데 열정을 다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연무동에서 태어난 연무·영화·조원1동 주민 홍종수입니다.
저는 수원시의원 홍종수입니다. 지역구인 연무동, 조원1동, 영화동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저를 소개하려면 '라떼'가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70년대를 빼면 제가 시의원에 출마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하기가 까다롭거든요. 모두가 어려웠던 70년대, 저는 화홍야간중학교를 운영했습니다. 학생들은 많았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이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중등과정을 교육을 지원했습니다. 80년대에는 아세아자유청년연맹 경기도지부 사무국장을 맡아 청년활동을 이어갔고, 그러다 민주자유당과 연이 닿아 민주자유당 수원시 장안지구당 최연소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그때 위원장이 故이병희 국회의원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故이병희 의원님은…
의리있고, 결단력을 갖추면서도 언제나 솔선수범을 보였던 분이셨습니다. 한 가지 일을 맡으면 그 일에 집중하면서 밤잠을 잊고 몰두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시의원에 도전하게 된 것도 이병희 의원님과 연관있습니다. 1997년 돌아가신 뒤 그 분 아래에서 배우고 익혔던 점을 활용해 제가 나고 자란 수원 지역을 위해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앙정가보단 지역정가를 위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현해 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일할 수 있는 게 시의회라고 판단했죠. 간절함이 지역민에게 통했던지 2002년 첫 당선돼 지금까지 4선 시의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께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광교산 그리고 창룡문
지역민을 돕고 싶다는 목표를 성취할 기회는 초선 때 찾아왔습니다. 광교산 저수지 뚝방 밑에 지하2층·지상8층 건물이 허가가 난 것입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허가였습니다. 뚝방 밑 지하수가 역류하거나, 침수까지도 우려됐고, 광교산 전면을 막아 바람을 차단하는데 생태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그런 건축허가였습니다. 게다가 인근에는 교통마비 수준으로 주민들 고통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건축 허가까지 났지만, 이 사업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시정질문에 나섰습니다. 통장들과 함께 강력하게 주장했고, 결국 전국 최초로 건축허가를 반려하는 사례를 만들면서 주민들의 안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어요. 의정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기도 합니다.창룡문 지하차도도 기억에 남네요. 창룡문 지하차도를 만들 때 첫 설계대로 진행하면 연무동과 방화수류정 쪽이 단절됐습니다. 우회도로 계획이 아예 없어서 관광하러 갈 때도, 연무동에서 넘어가려면 멀리 둘러가야만 하는 단절이 있었습니다. 버스가 들어갈 수 있도록 3개월을 경기도시공사와 싸웠어요. 도시공사에선 갑자기 30억원이 더 들어가니까 못한다고 했죠. 그래도 지금 못 만들면 다신 못 만든다는 일념으로 거듭 주장했습니다. 사소할 수 있지만, 그 지역민에겐 너무도 소중한 그런 도로가 됐어요. 뿌듯합니다.
구도심, 구도심, 구도심
지역구인 연무동, 조원1동, 영화동은 수원의 대표적인 구도심입니다. 지역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집값이 싸고 낙후된 곳이 많습니다. 제가 낸 조례안이나, 수정한 조례안은 모두 구도심·환경과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최근 이 지역엔 다문화가정이 많아졌습니다. 다만 경제형편도 어려운 주민도 많아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했습니다. 다문화 가족 지원조례를 만들어 지역구에 계신 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도와드렸습니다. 녹색건축물 지원사업 부담조례도 50대 50 부담으로 개선해 창호·벽지·바닥재·방열설비에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노후화 된 집이 많아서 젊은 사람이 떠나는 곳이 됐습니다. 나고 자란 곳이 점차 늙어간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주목한 게 가로주택정비사업입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노후주택을 소규모로 정비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뜻합니다. 재건축·재개발과 다릅니다. 재건축·재개발이 철거부터 보상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이웃 간 다툼도 오래가는 그런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게 가로주택정비사업입니다. 정비구역 지정이나 추진위원회 구성 등의 절차를 축소하면서 1만㎡ 미만으로 면적도 함께 축소해 빠르게 정비할 수 있도록 열어준 셈입니다. 지역구에서 이런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거리와 동네가 깨끗해져야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도 찾는 그런 동네가 될 거라 봅니다.
주차문제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차량은 늘었는데,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이웃 간 다툼의 주요 소재기도 합니다. 공영주차장을 늘리는 게 대책이겠지만, 공간도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꽤 있습니다. 그래도 주민들께 주차장 민원을 들을 때마다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단 생각하고 있는 건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 지하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지하에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방안입니다. 아이들 안전을 위해 공사비용은 비싸겠지만, 땅과 집을 사서 전체를 공영주차장으로 바꾸는 비용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문제는 교육청과 협조입니다. 그래도 학교와 잘 협의하고, 안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만성 주차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아직 구상단계라 확실하진 않지만요.
"늘 감사합니다."
주민들껜 늘 감사합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4번이나 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주민 민원은 100% 해결을 한다'란 일종의 다짐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또 해결도 해왔고요. 3개 동에 있는 주민들이 아껴주셔서 지금의 저 홍종수 수원시의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남은 기회가 있다면 주민들께 감사한 마음, 보답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동네를 개선해 더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인정받고 사람 살기 좋은 연무동, 조원1동, 영화동으로 바꾸고 싶은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애써 왔지만, 계속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 구도심의 시급한 문제 중 하나가 미세먼지입니다. 재개발·재건축·리모텔링이 많아져서 그런지, 나쁜 지역이 꽤 늘고 있습니다. 남은 반년 간 임기 동안 주민들 건강을 위해 미세먼지나 비산먼지를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