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상승세에 힘입어 그간 뜸했던 안산에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가운데, 노른자 지역으로 평가되는 고잔2와 3연립구역은 시공사 간 출혈 경쟁과 주민들 간 이견으로 갈등이 격화돼 진통을 겪고 있다.

2일 안산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잔3연립구역은 특정 건설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조합원에게 전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11월24일자 8면 보도=수주경쟁 과열로 흑색 선전·의혹 제기… 얼룩진 안산 고잔연립3구역 재건축 사업)한데 이어 금품 살포건으로 또 경찰이 개입하게 됐다.

수주에 참여하는 특정 건설사가 금품을 제공했다며 한 조합원이 안산시에 고발해 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혐의로 해당 사항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기 때문이다.

비방전에 이어 금품 살포까지 수주경쟁이 과열되면서 특정 시공사를 지지하는 주민들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고잔2·3연립구역 수주 경쟁 '과열'
특정사 지지 비방전·금품 살포까지


고잔2연립구역의 경우엔 재건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간 갈등이 격화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창립총회를 열었던 추진위가 한 달 넘게 조합설립인가 신청서를 시에 내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가 먼저 조합설립 동의 철회서를 시에 제출,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반려됐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방문 및 면담으로 조합설립인가를 촉구하고 있지만 시는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결과, 비대위의 철회서 제출 선점 및 동의율 부족으로 반려 처분 의견을 회신받아 이와같이 처리했다.

추진위-비대위 '마찰' 지연 불가피
수년째 기다린 조합원들 피해볼 판


이에 따라 재건축을 오랜 기간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볼 판이다.

고잔2와 3연립구역은 4호선 고잔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시청과 단원경찰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인근에 소재해 위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노후화된 건축물로 주민들이 생활상의 불편을 겪고 있어 재건축이 시급한 처지다.

한 조합원은 "수년째 기다리던 사업인데 늦어지는 것은 물론 이웃 간에도 사이가 멀어지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며 "좋은 합의점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