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잠적으로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습이다.
선대위 인선 이견, '당대표 패싱' 논란으로 불거진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은 장기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2일 의원총회를 열어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두 진영의 갈등을 놓고 서로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누구 편을 들어주기도 어려운 실정이어서 싱겁게 끝났다.
그러나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엔 선대위 구성에 대한 수정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선대위 구성도 문제지만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3·9 재보궐 선거, 6·1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선대위 구성 수정 놓고 '신경전'
지선 공천권 '주도권 다툼' 분석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부산, 순천, 제주 등 지방을 다니며 사흘째 비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윤 후보는 이날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안양 도로포장 공사 사망사고 현장 방문 등 촘촘한 일정을 소화했다.
두 사람 간의 냉랭한 기류가 이어지면서 오는 6일 선대위 출범식은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선대위 구성'이 갈등의 요인이지만, 공천권을 염두에 둔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고, 대표적인 사례가 사무총장 인선이다. 향후 공천관리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가게 되는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의원에서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된 상태다.
해법찾기 의원총회 싱겁게 끝나
6일 선대위 출범식 '연기 불가피'
앞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는 탐탁지 않아 했지만, 윤 후보가 사무총장 인선을 강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요구하는 선대위 재구성 안에는 사무총장도 포함된다"며 "문고리 인사로 지적되는 사람들을 제외하지 않으면 내홍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문고리 인사 교체'·'김종인 합류
발판 마련'만이 내홍 해결 방법
위기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문고리 인사들의 교체와 함께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할 수 있는 발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이번 갈등의 해결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선 승리를 낙관하는 '장밋빛' 내부기류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오면서 위기에 빠진 선대위 구성을 어떻게 수정할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