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중국 비중이 60% 안팎으로 절대적인 인천항의 특성이 '리스크'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감소… 올 330만TEU 예상
지난해보다 '1% 안팎' 증가 전망
6일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78만7천733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269만178TEU)보다 3.6% 증가했다. 누적 물동량은 증가했지만 하반기부터는 감소세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6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을 지난해(327만TEU)보다 1% 안팎 증가한 330만TEU로 예상하고 있는데, 물동량 하락세가 커지면 연간 누계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 표 참조
인천항의 저조한 물동량은 중국 영향이 크다는 게 항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경기가 좋아 인천항 물동량도 10% 안팎의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6월부터 대(對)중국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다.
인천항은 중국 물동량이 60% 안팎이라 중국 경기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에서 물동량이 가장 많아 글로벌 경기 상황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해 인천항의 중국 물동량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도 세계 경제 영향을 받았다. 그중 하나가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에 따른 항만 적체 현상과 운임 상승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가 불균형을 이루면서 화물을 실을 선박이 부족해졌고, 이는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항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육상에서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으면서 선박이 해상에서 대기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특히 미국 LA항은 최대 80여 척의 선박이 대기하기도 했다.
'물량 60% 차지' 中 경기 영향 탓
중장기적 성장 '항로 다변화 필요'
운항 가능한 선박들이 부족해지자 중국 항만·화주들은 많은 운임을 제시했고, 인천항을 '패스'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천항과 가장 물동량이 많은 5대 항만이 모두 중국에 몰려 있는데, 특히 인천항~남중국(닝보·상하이·선전)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인천항 패스'가 많았다고 한다. 인천항을 기항하는 선박이 줄어들자 화주들이 부산항으로 화물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중국 비중이 크다는 점이 '중국 특화 항만'이라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올 하반기처럼 부정적 요소가 있을 때는 '리스크'가 더 커지는 구조라는 게 항만업계 이야기다. 이 때문에 인천항이 중장기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항로를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국가이며, 인천항은 중국과 가까운 항만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그렇지만 높은 비중은 '양날의 칼'과 같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물동량을 늘려가면서도 항로를 다변화해 비중을 낮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미국과 유럽 등 신규 항로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