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수원 매산초 농구부에게 빛나는 해로 남게 됐다.
10년간 우승 없는 팀의 설움을 올해 2개 대회를 제패하며 말끔히 씻어냈기 때문이다.
6일 매산초에 따르면 매산초는 지난 8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21 전국 유소년 HARMONY 농구리그 CHAMPIONSHIP 양구대회' 결승에서 중앙초를 40-32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10년 만의 대회 우승이다.
8월 '유소년 하모니 양구대회' 제패
드라마는 이 대회 이후부터 시작됐다. 매산초는 지난달 4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윤덕주배 제33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 결승에서 부산 성남초에 26-27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했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드라마가 아니다. 매산초는 지난달 26일 강원도 철원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76회 전국 남녀 종별농구선수권대회 겸 제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초부 결승전에서 공교롭게도 다시 부산 성남초를 만났다.
매산초는 이 경기에서 전반을 16-22로 뒤지며 윤덕주배 대회 결승전 패배를 되풀이하는 듯했지만 뒷심을 발휘, 이승윤의 결승 자유투로 부산 성남초에 40-39로 역전승했다. 매산초는 성남초를 상대로 윤덕주배 대회의 설욕전을 펼치는 동시에 무려 20년 만의 소년체전 우승을 일궜다.
윤덕주배 부산 성남초에 져 준우승
소년체전 결승서 상대 또다시 만나
전반 16-22 밀리다 자유투로 역전승
매산초의 우승 여정은 쉽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의 팀들 보다 훈련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들었고 체력도 떨어져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여기에 전지훈련과 동계훈련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산초 농구부를 지휘하는 천일환 감독은 올해 속공 공격에 중점을 두며 팀을 담금질했다.
천 감독은 "신장이 높은 아이들이 속도가 다소 느린 면이 있어 첫 패스를 빨리해 속공하는 훈련과 약속된 패턴 플레이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훈련 역차별 딛고 '팀워크'
이런 노력으로 만든 우승에 천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승했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각본 없는 드라마로 만든 소년체전 우승은 선수 시절 우승한 것보다 더 기뻤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매산초 농구부는 이제 성공적이었던 올해를 마감하고 내년을 바라본다.
천 감독은 "6학년들은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을 할 것"이라며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기본기부터 충실하게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