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에 기어 중립(N) 상태로 주차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행인 2명을 다치게 한 40대 운전자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7단독 조정래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5일 오전 9시42분께 인천 서구의 한 도로에서 스파크 차량으로 행인 B(61)씨와 C(50)씨를 치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기어를 중립에 놓고 경사진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한 뒤 차량 바퀴에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주차제동장치를 작동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A씨의 차량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졌고 B씨 등을 들이받은 뒤 인근에 주차된 승합차와 부딪치면서 멈췄다. 이 사고로 B씨는 전치 16주의 병원 진단을, C씨는 전치 5주의 진단을 각각 받았다.

조 판사는 "피고인의 부주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골절상 등을 입은 피해자들이 치료받는 기간과 고통의 정도 등을 고려했다"면서도 "피고인 측 보험사가 B씨에게 3천만원을 지급했고, 피고인이 C씨와 개별적으로 형사 합의한 점 등을 반영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