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도시공사 사장이 최근 임기를 수개월 남기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나 사직 연유에 대한 공직사회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한 외압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외압설'까지 제기되고 있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장신도시 등 각종 사업 추진 중
'일부 윗선 용도변경 등 요구' 소문


12일 부천도시공사(이하 도공)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3월 도공 대표이사로 부임한 후 한차례 연임한 김동호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5일까지다.

김 사장은 국토교통부(전 국토해양부) 상위직(부이사관)을 퇴임한 후 서울북부고속도로(주)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동안 그는 국토부 내에 폭넓은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부천시가 중앙부처와 관련된 수많은 업무협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가 하면 중앙부처로부터 국가자금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공은 부천 춘의동, 역곡동 일원에 5천500가구를 짓는 역곡지구와 대장동 일원에 2만가구를 공급하는 대장신도시 등 공공주택 사업자를 맡고 있다. 또 옥길지구 지식산업센터 건립을 비롯해 수소충전소 설치, R&D종합센터 조성 등을 추진 중이다.

"수용 않자 업무 스트레스 이어져"
임기 3개월 남기고… 큰 파장 예상


이처럼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임기를 3개월여 남겨 놓은 김 사장이 지난 6일 급작스레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로 일부 공직자들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이들이 김 사장에게 일부 지역의 용도변경과 고도제한해제 등을 집요하게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지역 소식에 능통한 한 지역사회 관계자는 "부천시 '윗선'뿐 아니라 고위직들이 김 사장에게 도를 넘는 요구를 해와 이번에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사장이 이들의 무리한 부탁을 수용하지 않자 업무 스트레스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입길에 오른 한 공직자는 "국토부에 협조가 필요할 경우 김 사장에게 부탁하는 관계였던 건 맞지만 무리한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김 사장이 한 달 전부터 사직 의사를 전해와 시장도 적극 만류했던 것으로 안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악성 루머가 떠도는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공 관계자는 "(무리한 업무 요구 등과 관련)그런 이야기가 있어 얼마 전 사장에게 물어봤는데 본인도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현재 언론과의 대화는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닿지 않았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