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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속 경인일보가 포착한 현장 모습을 담은 기사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하리라고 상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다시 폭증한 코로나19 확진자 이야기입니다.

지난달 초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근 2년에 걸친 지루한 싸움의 끝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80%에 다다랐고 '집단 면역'이 완성돼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겁니다.

상황은 급반전했습니다. 확진자는 서서히 늘어났고 거기에 '오미크론'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붙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다시 방역 시계 제로의 상황이 온 겁니다. 방역 현장의 사투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경인일보가 포착한 현장 모습을 담은 기사와 오미크론을 둘러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오미크론이 뭐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두 가닥의 이중 나선 형태로 된 'DNA 바이러스'는 유전 데이터가 변하지 않아 안정적인 반면, 한 가닥으로 된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돌기가 형성돼 있고 이 돌기가 많을수록 결합이 쉬워 전파력이 높다고 알려져 있죠.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 감염자 수는 지난 5일 기준으로 6천621만명에 달합니다. 한국 전체 인구를 훌쩍 넘는 규모의 세계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겁니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고, 침투하는 숫자가 많아질수록 '변이'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스 알파벳숫자 '15' 이름 따와
돌파력 유례없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7천명 기록… 수도권에 집중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첫 변이가 관측된 건 지난해 '알파'였습니다. 기존 바이러스 대비 1.5배의 침투력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였죠. 이후 '베타', '감마' 등의 변이가 추가로 발견됐고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등장한 '델타'는 유명합니다.

델타 바이러스는 올해 가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의 90% 이상이 델타 바이러스일 정도로 '우세종'으로 맹위를 떨쳤습니다. 알파보다 전파력이 1.6배나 높고 특히 2차 감염을 유발해 감염력이 더욱 강했습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은 모두 그리스 알파벳 숫자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지난달 13번째 변이 바이러스로 지칭되는 변종이 발견됐습니다. 순서에 따르면 '뉴'(Nu)라고 불려야 하지만 뉴(new)라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어 숫자 15를 뜻하는 '오미크론'으로 지칭합니다.

숫자 14를 뜻하는 '크시'(Xi)는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Xi Jinping)을 떠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 제외됐습니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 내부에 32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해 델타 변이(16개)의 2배에 달합니다.

감염으로 획득한 자연면역이나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 낸 생성 면역반응을 모두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돌파력이 유례없이 강한 돌연변이 바이러스입니다.

Coronavirus with OMICRON
/클립아트코리아

■ 현장은 지금 지난해보다 심각하다

위드 코로나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결합으로 확진자는 매일 5천명, 6천명, 7천명까지 기록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에 확진자 발생이 집중된다는 게 문제로 지적됩니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볼 수 있는 병상이 포화되면서 치료를 받아야 할 중증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수원의 한 요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병상 부족으로 고령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요양원에서는 수십 명이 이송을 기다리며 확진자가 환자를 돌보는 '비의료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죠. 바로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국가 전반의 의료지원 여력이 없어진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선 지난달 25일 보호사가 확진된 뒤 집단감염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모두 36명의 환자가 나왔는데 입소자 중 확진자 대부분이 기저 질환이 있는 80~90대 노인이었습니다. 고령 확진자들은 병상이 모자라 요양원 일반실에서 감기약만 처방받았습니다.

'중증 병상 부족' 의료 치명적인 위험
'빠른 확산 속도 낮은 치명률' 분석도


코로나19 환자는 요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전문 병상으로 옮겨져야 하지만 모자란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경기도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81.1%까지 치솟았습니다. 모두 366개의 병상 중 297개가 사용 중으로 입·퇴원 수속과 여유 병상 등으로 100% 가동이 어렵다는 걸 고려하면 이미 포화상태인 겁니다. 상황이 이렇자 전국적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5주 동안 입원 대기 중에 숨진 환자는 29명에 달했습니다.

이 요양병원에서도 대기를 기다리다 1명이 숨졌고, 1명은 대기하다 전문 병상으로 옮겨진 직후 숨졌습니다. 의료체계의 치명적인 위험이 바로 '중증 병상 부족'에서 온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격리 치료와 간병만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지만,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인 사람은 병상으로 옮기지 않으면 치명적인 위협을 받게 됩니다.

■ 오미크론은 '크리스마스 선물?'


반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며 나아가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바로 변이에 변이를 거치며 치명률이 낮아졌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달 처음으로 오미크론이 관찰된 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만을 토대로 보면, 오미크론의 증상은 아주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오미크론은 일반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유전자 코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기존 코로나19와 다르게 오미크론은 기침, 두통과 같은 일반감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확산속도는 빠르지만 치명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오미크론의 구체적인 영향을 확인하는데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오미크론이 감염률은 높으나 치명성은 낮아진 것이 확실하다고 하면 코로나19를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앞서 소개한 요양원의 사례처럼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에겐 가벼운 감기 같은 증상도 치명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이런 상황에 방역당국은 학생에까지 방역패스 확대 적용, 추가 비상조치 시행, 병상 확보 명령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다시 우울한 연말로 가고 있는 현재의 상황,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