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할린동포인 90세 어르신 A씨는 "고향이 아무리 그리워도 혼자서는 못 왔을 텐데 딸과 함께 고국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올해 시행된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본인 외에도 가족 일부까지 영주귀국이 가능해지면서 가족과 함께 고국 땅에서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별법 적용 구성원 늘려 귀국
강제이주자 206명 안산에 정착
66명 입주시작 20일까지 이어져


13일 안산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했다가 고국으로 귀환하지 못했던 사할린동포와 가족 206명이 안산 내에 정착한다.

기존에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추진된 '사할린동포 영주귀국 및 정착지원 사업'에 의해 사할린동포 1세와 배우자, 장애자녀만 귀국·정착할 수 있었지만 특별법 적용으로 귀국·정착 대상이 사할린동포의 직계비속 1명과 그 배우자까지 확대돼 가족과 한국에서의 삶이 가능해졌다. 

 

영주귀국은 지난 7일 상록구 사동 고향마을 66명 입주로 시작돼 이달 20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7일 입주 당시 사할린동포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고향마을에서는 입국자 전용버스가 들어오자 주민들이 꽃다발을 들고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영주귀국 대상자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들은 고향마을을 비롯해 신길동, 반월동, 초지동에 있는 임대주택으로 입주하게 된다.

이번 영주귀국은 그동안 가족과 생이별해야 했던 사할린동포 어르신들이 자녀와 함께 고국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문이 개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 관계자는 "영주귀국 동포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해 사할린동포 지원캠프 및 다양한 적응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