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시·군의 도시공사들이 개발사업 의혹, 정치적 갈등 등이 연일 불거지면서 잇따라 수난을 겪고 있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건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을 수행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도개공)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이 급부상하면서 사업 수행을 맡은 도개공이 연일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유동규 전 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연루된 것이 드러나며 파장은 더욱 커졌다.

검찰의 압수 수색에 이어 전현직 임직원이 수사를 받는 등 혼란이 계속된 가운데, 의혹의 핵심 관련자로 꼽히던 유한기 전 도개공 개발본부장이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졌다. 


'대장동 의혹 핵심' 유한기 부고
'포천' 침통… '부천' 사장 사의
'양평' 공단 전환은 번번이 막혀


이렇게 유 전 본부장의 갑작스런 부고에 불똥이 튄 건 포천도시공사다.

현재 포천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직 중인 유씨는 사망 전날인 9일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해 평소와 같이 업무를 봤고 퇴근하면서 비서실 직원에게 사직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매우 침통한 분위기다. 포천시청 안팎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편 부천도시공사는 김동호 사장이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며 혼란에 빠졌다. 아직 임기가 3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하자 지역 내에선 개발사업을 둘러싼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부천도시공사는 역곡지구, 대장신도시 등 부천 내 공공주택 사업자를 맡고 있고 옥길지구 지식산업센터 건립 및 수소충전소 설치, R&D종합센터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양평공사는 시설관리공단으로 전환하고자 군의회에서 조례안이 3차례나 올랐지만 찬반 토론과 표결 끝에 최종 부결됐다.

양평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350억원, 적자는 18억원에 달한다. 공단 전환으로 인한 비용 문제, 고용승계, 부채상환방법 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알력다툼이 심해지면서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자치단체 도시공사 대표는 "도시공사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치 개발사업 관련 비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푸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