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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곡 심볼
예보된 '취업 한파'가 대학가를 떨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취업시장은 예년보다 더욱 꽁꽁 얼어붙을 거라는 전망이 '취준생(취업 준비생)'들을 더욱 움츠리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매년 교육부가 발표하는 각 대학의 취업률에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대학이 취업난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를 알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시된 취업률을 보면 예상대로 서울과 수도권에 상위 대학이 몰렸다. 그중에는 취업률이 80%를 넘는 대학도 있다. 취업 성공률이 높은 이들 대학은 '취업 한파의 무풍지대'로 불린다.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 1천명 이상) 가운데 취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동대학교(총장·전성용)로 81.3%에 달한다. 반면 국내 일반대학 졸업자 평균 취업률은 63.4%로 2012년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취업률이 대학평가 중요 지표로 자리 잡은 뒤 많은 대학이 취업률 증가에 뛰어들고 있지만 평균 취업률을 보면 실질적 성과를 거두는 대학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전국 취업률 1위를 달리는 경동대는 일반대학들의 취업률이 하향 곡선을 그릴 때 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이 대학이 운영 중인 취업 관련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메트로폴캠퍼스 호텔조리학과 제과 실습1
호텔조리과 제과 실습.

# 취업지원 시스템 효율화


경동대는 양주와 강원도 원주·고성 3곳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각 캠퍼스는 특정 분야나 목적별로 여러 학과가 클러스터를 이룬 특성화 캠퍼스다.

양주 메트로폴캠퍼스에는 건축공학과를 비롯해 경영학과, 경찰학과 등 17개 학과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 학과는 산업수요 중심 혁신 인재 양성이란 목적 아래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원주 메디컬캠퍼스는 의료보건, 고성 글로벌캠퍼스는 글로벌 인재 양성 등 캠퍼스별로 특성화되어 있다.

경기 양주·강원 원주·고성 3개 캠 분야별로 특성화
‘취업사관 교육센터’ 관련 부서들 도움 ‘한 자리에’
매주 수요일 5~6교시 모든 학생 지원 프로그램 참여


경동대는 다른 대학에 없는 '취업사관 교육센터'를 두고 학내 모든 취업지원 업무를 관리하고 있다. 취업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같은 조직이다.

학내 취업과 관련된 전 부서는 이곳과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업무를 협업 형태로 해 중복 프로그램과 일정을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취업사관 교육센터를 찾으면 교수학습센터, 학생상담센터 등 여러 취업 관련 부서에서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서 받을 수 있다.

또 매주 수요일 5~6교시는 '해피 캠퍼스 아워(Happy Campus Hour)'로 지정, 이 시간에는 모든 학생이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학교는 이 시간에 다른 교과를 일체 편성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대학은 한 학기 동안 진행된 모든 취업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 만족도 조사와 성과 분석을 해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 이런 학기별 환류 운영방식은 전국에서 경동대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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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부터) 경동대 메트로폴캠퍼스·메디컬캠퍼스·글로벌캠퍼스 전경.

# 실질적 취업역량 쌓기


기업이 특정 날짜에 지원자를 모아 시험을 보고 필요 인력을 뽑는 '정기 공채'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 그때그때 인력 충원이 필요한 분야의 전문성을 보고 뽑는 '수시 채용' 시대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많은 대학이 이런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취업지원 체계를 재편하는 추세다. 경동대도 이런 변화 물결에 합류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경동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학과·전공별 진로 로드맵에 기초해 자신의 희망 진로를 정하고 그에 따라 진로를 설계한다. 대학은 개별 학생의 진로 설계에 맞춰 교과, 비교과 프로그램, 현장실습, 어학·자격증 등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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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메디컬캠퍼스 간호학과 실습 모습. /경동대학교 제공

대학 관계자는 "진로 로드맵은 이것저것 시도해 '범용 스펙'을 쌓으려는 소모적인 노력을 막고 관심분야에 집중하게 해 전문성을 키우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대에는 '경동종합병원'이라는 온라인 가상기업(PE)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 가상기업을 통해 신규사업 계획을 작성하고 발표하며 실무능력을 기른다.

경동대는 또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해 실질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전공 진로세미나' 과목을 아예 전공 필수로 지정해 발표, 토론, 실습, 참관 등 다양한 학생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전과제도의 혁신성


경동대는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정시모집(가·나·다군)을 통해 29개 학과 162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캠퍼스별로는 양주 메트로폴캠퍼스 65명, 원주 메디컬캠퍼스 97명으로 실기고사를 보는 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수능(70%)과 학생부(30%)를 합산해 뽑는다.

경동대에서는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해 매우 독특한 전과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정시나 수시를 통해 입학한 후에 자신의 적성을 살려 전과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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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메트로폴캠퍼스 항공서비스학과 실습실. /경동대학교 제공

특이한 점은 학과뿐 아니라 캠퍼스도 옮길 수 있다. 단 재학 중 한 번만 허용되며 2학년 또는 3학년 진급할 때만 가능하다. 물론 성적이나 학과마다 규정하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런 전과제도는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기회이며 자퇴나 재수 없이 전공을 바꿀 수 있어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개별 진로 설계 맞춘 실습·어학·자격증 등 구성 지도
적성 고려 '전과 제도' 학과뿐 아닌 캠퍼스도 옮겨
최대 8학기 1600만~2400만원 장학금 학생 의욕 돋워


장학제도도 학생들의 학업 의욕을 높여주고 있다. 입학 성적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최소 1개 학기 200만~300만원부터 최대 8개 학기 1천600만~2천400만원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외 자치단체장추천장학금, 지역 인재 장학금, 면학 격려 장학금 등 30여 종에 달하는 대내외 장학금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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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과 실습실. /경동대학교 제공

경동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과 비교해 취업률이 높은 건 교직원과 학생들이 지향하는 바가 일치하는 점이라 본다"며 "대부분 학생이 입학 때부터 취업의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있어 학교는 이를 뒷받침하고 끌어주기 위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취업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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