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명문 수원 화홍고가 시끄럽다. 최근 코치 해임 문제로 탁구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어서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뚜렷한 대안도 없이 코치를 해임해 탁구부 학생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탁구협회까지 나서 해임이 부당하다며 구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차량이전비용 빌려 검찰 기소유예
학교측, 청렴 의무 위반 해고 통지
14일 화홍고 탁구부 학부모들과 해임된 코치 등에 따르면 화홍고는 11월 인사위원회를 열고 지난 1일 탁구부 코치 A씨에 대해 해고 통지했다.
A씨가 2018년 탁구부 학생을 위해 승합차량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차량이 예상보다 빨리 나왔고 이에 학부모 B씨가 차량 이전 비용으로 350여만원을 빌려준 것이 문제가 됐다.
탁구부 학부모의 민원 제기로 경기도교육청은 탁구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도교육청이 수사 기관에 의뢰해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로 넘어간 이 사건은 '기소유예'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화홍고 측은 A씨가 도교육청 교육공무직원 취업규칙상 청렴 의무를 위반했고 학교가 이 건으로 교육청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등 학교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판단, 해고를 통지했다.
당시 돈을 빌려준 B씨와 코치 A씨는 이미 빌린 돈을 모두 갚았고 학생 이동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빌려준 것이지 청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수사 과정에서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예전처럼 A코치와 운동" 요구
교문서 시위… 코치는 재심 청구
탁구부 학부모들은 그간 학생들을 잘 지도해 준 A씨가 갑자기 해고돼 학생들의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며 다시 A코치 밑에서 운동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경기도탁구협회, 화홍고 탁구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난 13일부터 학교 앞에서 A코치를 해고한 학교 측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교 측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A코치를 해고해 일주일 넘게 학생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A코치와 운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화홍고 측에 근로계약 해고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재심을 청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화홍고 측은 모든 것을 절차적으로 진행했고 재심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화홍고 관계자는 "탁구부 코치의 영향력이 선수들한테는 크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관련 서류 등을 검토해 재심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