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산하 6개 환경기관을 통합해 출범하는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오는 23일 김포시 운양동에 개원한다. 김포의 첫 광역기관인 진흥원은 탄소 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을 경기지역에서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며 도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갈 예정이다.
김현권(57) 초대 진흥원장은 지난 7월 취임 이래 조직 안정화와 단계별 계획 구상에 여념이 없었다. 진흥원은 기존 6개 기관이 짧게는 1년 주기로 각 기관에 위탁하던 사무를 회수해 하나의 새로운 기관으로 탄생했다.
기존 6개 기관 위탁 사무 한곳에 모아
"생산량 따른 혜택 주민에게 갈 것"
제조업 많은 김포 '탄소 중립' 모색
전체적인 관점에서 환경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경기도 최초의 자체브레인으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목표 설정이 필요했다. 김 원장은 진흥원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에너지 대전환'으로 요약했다.
김 원장은 "에너지 자립이라는 시대 요구는 우리 일상에 생각보다 가까이 스며들어있고 경기도의 경제를 좌우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보유한 지자체인데 전력 자급률은 가장 떨어진다"며 "그래서 경기도에서 쓰는 전기를 지금도 충남 등 멀리서부터 끌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경기도가 본격적인 재생에너지시대에 맞닥뜨렸을 때를 우려하고 있다.
그는 "해외에서 석탄과 석유를 무한정 수입할 때는 누구나 돈만 주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지만 재생에너지시대가 도래하면 지자체마다 힘들게 생산한 에너지를 타 시·도에 순순히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바람과 햇볕 등 지역의 극히 제한된 자원으로 생산한 전기를 갖고 이제는 기업들을 자신의 지역에 오라 하지 않겠느냐. 에너지 생산량에 따른 권리와 혜택이 해당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김 원장이 진단한 경기도의 미래 에너지 사정은 시급한 수준이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삼성의 미국·유럽·중국 공장은 'RE100'(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캠페인)을 달성했다. RE100 공정 제품을 납품하라는 요구를 강하게 받았던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삼성의 중국공장 제품은 애플에 납품할 수 있어도 평택공장 제품은 불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가장 중요한 기업들이 경기도에 몰려있는 현실에서 현재 자립률로는 앞으로 못 버틴다. 이 위기 타개를 경기도가 주도해야 하는 거고 진흥원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김포시민이 된 김 원장은 끝으로 "기업들에게 탄소배출권을 할당하는 시대가 왔을 때 대기업은 역량상 대응할 수 있으나 문제는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이 탄소중립의 강을 어떻게 함께 건널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인데 김포는 제조분야 중소기업이 매우 많다. 이 강을 건너면 새로운 기회이자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김포의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대처 방안을 찾고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