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 미세먼지가 덮치면서 16일 한때 인천 지역이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네 번째로 대기 질이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이날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국제 대기 오염 연구기관 '에어비주얼(AirVisual)' 통계를 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인천의 US AQI(Air Quality Index)가 184를 기록해 세계 50개 대도시 중 네 번째로 대기 질이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US AQI는 미국에서 활용하는 대기 질 평가 지표로, 초미세먼지(PM2.5) 등 6가지 오염 물질의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같은 시각 파키스탄 라호르가 AQI 229로 가장 나빴고, 방글라데시 다카 228, 인도 델리 213 순으로 나타났다. AQI 10위권 내에 한국 도시는 인천뿐이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인천 지역 초미세먼지 하루 평균 농도는 56㎍/㎥로 '나쁨'(36~75㎍/㎥)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한때 인천 초미세먼지 농도가 116㎍/㎥로 '매우 나쁨'(76㎍/㎥ 이상)까지 치솟기도 했다.
16일 한 때, 세계 50곳 중 4위 수치
초미세먼지 농도 116㎍/㎥ 치솟아
이번에도 중국발 미세먼지가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가까운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15일 오전부터 '나쁨' 수준으로 올랐는데, 이때까지 도심인 남동구 구월동은 '보통'을 유지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대기정체로 전일 유입된 국외 미세먼지가 잔류하고,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어 농도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수도권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 4기를 감축 운영했고, 수도권 전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했다.
인천시는 군·구 도로 청소차량을 확대 운영하고, 인천항 내 모든 선박의 감속 운항을 권고했다. 또 항만 하역장비와 공항 특수차량 운행을 50% 줄여달라고 권고했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계절관리제 기간 처음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발생했다"며 "정부는 비상저감조치 시행 등 분야별 저감 대책을 철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