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 고산동 차량기지 임시승강장이 긴 배차 간격과 주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주민에게 외면받고 있다.
1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지난 6~12일 7일간 의정부경전철의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임시승강장을 이용한 사람은 하루 평균 23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일은 평균 25명, 주말은 평균 18명으로 평일 이용자가 그나마 조금 많았다.
앞서 의정부경전철의 시행사인 의정부경량전철(주)와 운영사인 우진메트로는 14억원을 들여 고산동 차량기지를 증·개축, 임시승강장으로 만들어 지난 10월30일 개통했다. 운영비(16억원)까지 합하면 임시승강장 개통엔 약 30억원이 투입됐다.
이용자 집계 하루 평균 23명 불과
24~30분 간격 다른 역과 최대 10배차
단지와 2㎞… 대중교통 없어 '불편'
고산동 임시승강장에선 경전철이 오전 5시56분부터 오후 10시56분까지 24분~30분마다 발곡역 방향으로 운행한다. 의정부경전철 다른 역(발곡~탑석)의 배차간격 3분10초~10분에 비하면, 고산동 임시승강장의 배차간격은 최소 2배에서 길게는 10배 길다. 배차간격 단축을 위해선 신규 차량 투입이 필요하지만 시도, 사업자도 추가 투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주변 개발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이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임시승강장은 고산지구 외곽에 위치한 탓에 가장 가까운 아파트 단지와도 약 2㎞ 떨어져 있다. 도보로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운 거리인데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도 거의 없다. 임시승강장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 2천400여세대 규모 아파트가 건설 중이긴 하나 2023년 5월에나 입주가 시작된다.
1만여 세대가 계획된 고산지구에 현재 6천여 세대가 입주해 가장 큰 불편으로 줄곧 교통문제를 호소했지만 의정부경전철 임시승강장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평가다.
의정부시의회 김현주 의원은 "주민들이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불편하다는 의견을 계속 주고 있다. 셔틀버스 등 보조수단이 없는 이상 이용률 저조는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임시승강장이 고산지역 시민의 교통불편 해소와 이용률 제고를 위한 방편이었던 만큼 취지에 맞는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市 "지구 개발 진행시 수요 늘 것"
시 관계자는 "고산동 차량기지 임시승강장은 2018년 입찰에 참여했던 사업자가 제안했던 사업으로, 설치와 운영 모두 사업자의 비용으로 개통이 진행됐다. 우리 시 입장에선 예산을 들이지 않고 고산동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개선한 것이기에 성과로 봐야 한다"며 "향후 고산지구의 개발이 더 진행되면 이용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