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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안양시가 지난 17일 망해암 '석조여래입상'이 경기도 유형 문화재 지정이 유력해졌다고 밝혔다. 지난 9월16일께 지정신청서를 제출했던 망해암 석조여래입상은 내년 5월19일 최종 심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망해암은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조선시대 중수 기록이 남아있다. 석조여래입상은 망해암 용화전 내 있는 고려 전기 불상이다. 불상 위 보개(불상의 머리 위를 가리는 장신구)에는 성화 15년(조선 성종 10년)에 조성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안양시는 이번 예비 심의 통과는 고려 전기 제작된 불상에 보개를 올렸다는 연대를 확인할 수 있고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석조불상이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지난 1980년 삼각사마애삼존불상 이후 40년 만의 성과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과천시는 문원동에 소재한 '차천로 묘소'를 시 향토유적에 지정했다고 소개했다. 차천로는 조선 중기 문신으로 한호, 최립과 함께 '송도삼절'이라 일컬어진다. 그는 안빈낙도를 노래한 강촌별곡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번에 향토 유적으로 지적된 부분은 묘 1기와 문인석 2기다. 문인석은 17세기 양식으로 문화재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봤다.

문화재는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인류 문화활동의 소산이다. 국보 1호 서울 숭례문이나 보물 1호 흥인지문, 경주에 있는 다보탑(국보 20호), 석가탑(국보 21호) 등 주요 문화재들은 교과서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앞서 소개한 향토 문화재들은 시민들로부터 역사적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망해암 석조여래입상이나 차천로 묘소 이외에도 지역 향토 문화재에 관심을 갖는 것도 역사 계승 차원에서 중요하다. 꼭 시험에 나오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교육기관들과 지역민들이 '우리 동네 문화유산'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들도 논의돼야 한다.

/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