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십년후의 연극 '애관-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극장으로 불리는 애관극장을 이야기하는 연극이다. 정확히 말하면 극장이 지켜본 역사와 그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극장의 이름은 1895년 협률사(協律舍)에서 시작해 축항사(築港舍), 1926년 애관(愛館),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애관이 지켜본 격동의 인천 역사를 극중극(劇中劇) 형태로 풀어낸다. 신포동에 있는 다락소극장 무대에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상연됐다. 


개항기·일제강점기 등 '극중극'으로 풀어
협률사·축항사·애관을 지나온 기억 조명


극장 직원 한민국(윤기원 분)과 '어르신'(박석용 분)이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극중극' 형태로 이야기를 펼쳐냈다. 연극은 현재에서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매각된 애관극장의 철거 공사가 시작되고 마을 사람들은 "문화가 없는 민족에게 희망도 없다"면서 "차라리 나를 부셔"라고 외치며 집단 행동에 나선다.

이후 시간은 과거로 돌아간다. 판소리 공연, 일본 유학생을 주축으로 구성된 극단 혁신단의 신파극 '육혈포강도', 신자유주의 여성 예봉의 이야기를 담은 활동사진 '미몽'을 보여주고 지식인들이 만든 극단 칠면구락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을 겪으며 극장은 허물어지고 1960년 다시 재개관하며 현재에 이른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한 가지는 분명하게 다가왔다. 인천시민에게는 100년 넘는 시간을 버텨온 애관극장이라는 공통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연극으로, 또 영화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포화 속에 극장에 묻힌 한민국의 영혼이 관객 없이 텅 빈 극장을 찾은 '어르신'과 만나며 나누는 마지막 대사가 인상 깊다.

"지킬 건 좀 지켜야 할 텐데…."(어르신)

"역사라는 게 만드는 게 아니라 지키고 보존하는 건데 말입니다."(한민국)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