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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버스셸터광고는 많은 옥외광고 매체 중에서 사람들 눈높이에 위치한 유일한 조명 광고로 최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부천시는 이달 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내 버스정류장 24곳에 해당 광고를 진행했다. 시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광고내용을 보면 '스마트-시티 똑똑한 부천생활'을 알리는 내용이다. ▲공공와이파이로 데이터 free도시 ▲부천나누림센터에서 정보격차 해소 ▲스마트시티 패스로 편리한 이동생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란색 바탕에 붉은색으로 쓰인 똑똑한 부천생활이란 글자는 유독 눈에 띄었다. 게다가 1970~1980년대 복고풍 스타일의 '철수와 영희'를 닮은 캐릭터 그림은 시민들의 시선을 더욱 사로잡았다. 시 정책 홍보는 제대로 된 듯했다.

그러나 이 광고물이 4일 만에 사라졌다. 이유는 광고물 중앙에 빨간색 동그란 테두리가 있는 데다가 주변으로 노란색 빗살 무늬가 그려진 모습이 마치 일본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욱일기를 언급한 이들은 "공무원이 고의로 한 것 같다. 사상이 의심된다", "담당자가 일베충(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 아니냐"고 비난했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사용한 깃발로,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으로, 당시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했던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 국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상처이다. 이처럼 해당 광고물에 대해 때아닌 욱일기 논란이 일자 시는 즉시 교체를 선택했다.

그런데 정작 이를 본 시민 10명 중 단 한 명만 욱일기를 언급하는가 하면 기자 역시 눈에 띄는 광고일 뿐 욱일기는 전혀 연상되지 않았다. 홍보의 목적은 남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당연히 일부는 이번 홍보물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들은 앞다퉈 '레트로 마케팅'으로 소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자는 이번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홍보물이 시대에 걸맞은 특색 있는 기획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