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공정'을 화두로 대담을 나눴다.

서울 중구 아트센터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대담은 시험 등 '객관적' 잣대로 대학을 입학하고 취업하는 현대 사회의 '공정' 시스템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 후보는 "경쟁이 격화되면서 소수와 취약계층을 위한 할당제를 폐지하자고 한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본다"며 할당제의 공정성을 물었다.

이에 샌델 교수는 "기득권에 진입한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했다고 느끼는 '자만심'에서 양극화, 승자와 패자, 빈부격차 등의 사회 문제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낙하산에 대한 대안으로 '능력주의'를 제시하지만, 시험을 통한 입시경쟁은 결국 부유한 계층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준다"고 지적했다. 


'할당제 공정성'에 대한 질문에
'능력제 불평등 정부 개입' 제시


이 후보는 또 그의 저서에서 '추첨제도가 차라리 더 공정하다'고 한 데 대해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밝혔고, 샌델 교수는 대학입학추첨제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책에서 추첨제를 제안한 이유는 (합격에)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운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아울러 "극단적 학력주의, 능력주의가 불평등을 야기했다"며 "새로운 사회는 어떠한 준칙을 갖고 살아야 하느냐"고 물었고, 샌델 교수는 노동의 존엄성, 기술직업교육에 대한 예산투입 확대, 정부의 시장개입 등을 제시했다.

이에 이 후보는 "석학들이 길을 좀 제시해달라"며 "저 같은 정치인이 길을 만들어 집행하겠다. 공정성이 훼손된, 양극화된 세상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