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출신 독립운동가 51명이 새로 발굴돼 국가유공자 포상 신청이 추진된다. 현재까지 정부 포상을 받은 중구 출신 독립운동가의 4배 가까운 규모다.


중구와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는 22일 중구청에서 '우리 지역 숨은 독립유공자 발굴·조사 연구' 결과 보고회를 진행했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올해 7월부터 일제강점기 판결문, 일제 감시 대상 인물카드, 일본 외무성 기록, 신문 기사, 사상월보(일제 기관지) 등 자료를 조사해 인천 중구 출신 34명, 독립운동 당시 주소가 중구였던 17명 등 총 51명의 독립운동가를 발굴했다. 중구는 조만간 이들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을 정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인천대 독립운동사硏 '자료 조사'
지역내 출신·당시 주소 근거 선정
만세운동·반일노동활동 등 4분야
'남로당계 北 숙청' 이승엽도 포함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이번에 발굴한 인물들의 독립운동계열을 4개 분야로 나눴다.

'3·1독립만세운동' 분야는 용유도 3·28 만세운동을 주도한 조명원(1900~1968), 3·1운동 당시 가게를 닫아버리는 철시(撤市)투쟁에 동참한 김삼수(1901~?) 등 9명이 재조명됐다.

'반일학생활동' 분야는 1930년 인천공립상업학교(현 인천고등학교) 4학년 때 동맹휴교를 주도하다 퇴학당한 후 3·1운동 11주년 격문 배포 활동 등으로 옥고를 치른 이두옥(1911~1950) 등 11명이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반일학생활동 분야에 남로당계로 북한 사법상까지 지내다 숙청당한 이승엽(1906~1954)을 포함해 눈길을 끈다. 인천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한 이승엽은 일제강점기 반일활동으로 서대문형무소와 부산형무소에서 두 차례 5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

이태룡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독립유공자 포상은 본인, 유가족, 연구단체, 지자체가 신청할 수 있다"며 "이승엽에 대해선 그동안 아무도 포상을 신청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일노동활동' 분야로는 1920~1940년대 인천 지역에서 청소년·노동단체를 이끌며 일제에 저항했던 유두희(1901~1945) 등 10명이 발굴됐다.

1931년 7월 중국 창춘의 '만보산 사건'이 조선인과 화교를 이간하는 일제의 계략인 걸 알아채고 당시 일본을 향한 시위가 촉발했는데, 인천에서 이를 주도한 김건옥(1913~?) 등 18명이 '반제국주의활동' 분야 독립운동가로 조사됐다. 이들 분야 이외에도 3명이 추가로 발굴됐다.

현재까지 국가로부터 포상받은 독립유공자 가운데 현 중구(일제강점기 행정구역상 경기 부천군 포함) 출신은 14명이다. 이번에 발굴한 독립운동가는 기존 정부 포상자의 4배 가깝게 많다.

최용규 인천대 이사장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그동안 2천282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포상을 신청했다"며 "앞으로 강화군과 옹진군 등지의 독립운동가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만세시위 옥고 '조명원'… 동맹휴교 주도한 '이두옥')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