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일부 종목이 유례없는 인기를 구가하면서 강습을 받으려는 예비 수강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강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테니스와 골프 등 일부 종목에서 자격이 없는 강사를 고용하거나, 무성의한 강습을 벌이는 배짱 영업에 애먼 수강생들이 '헛돈'만 쓰게 되는 경우가 나온다.

22일 다수의 스포츠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집합제한 등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축구와 같이 다수가 참여하는 스포츠나 배드민턴 등 실내스포츠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그 자리를 대신해 테니스와 골프는 참여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고 개인 간격을 넓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몇 년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축구·배드민턴 등 위축에 반사 이익
아카데미 예약 6개월 밀리는 경우도
인력난에 수준 미달 강습 다수 등장
배짱 영업에 수강생 '헛돈' 사례 속출
업계 "내실부터 키워야" 자정 목소리


강습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라다 보니 테니스아카데미나 골프아카데미에는 강습 대기 기간이 날로 길어지고 있다. 화성 동탄의 한 테니스아카데미는 퇴근 이후 시간 강습을 받으려면 6개월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실내 테니스아카데미의 경우 말 그대로 '자고 나면 새로 생기는' 수준이 됐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수도권에만 약 400~600여 개의 실내 테니스아카데미가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년 만에 찾아온 테니스 붐이어서 좋은 강사를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 경기 남부권에서 테니스 강습을 하고 있는 A씨는 "중학생 시절 선수생활을 했던 사람을 강사로 영업하는 곳이 나오더니 요즘에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 동아리 출신 강사까지 등장했다"고 밝혔다.

한국테니스지도자연맹 등은 지도자 자격시험을 진행하며 대응하고 있다.

골프 역시 아카데미에 몰리는 수요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도 수요가 꾸준했던 골프의 경우 인력난이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아 보이지만 강습 질에 대한 우려가 있다.

골프아카데미 홈페이지에는 강사들의 이력이나 자격을 안내하는 페이지가 없는 곳이 상당수 있었다.

최근 강습을 시작했다는 고모(37)씨는 "강사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기보다는 원하는 시간에 자리가 있다면 고민할 틈 없이 등록해야 한다"며 "강습이 다소 성의 없게 진행된다고 느낄 때도 많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참고 있다"고 불만족스럽단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 스포츠 지도자는 "지금의 붐이 반짝인기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강습생들이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며 "당장 이익을 좇기보다는 자격을 갖추고 내실 있는 강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