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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11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위원, 김민준(청년정의당 경기도당 운영위원) 위원,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위원,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위원, 정기열(전 경기도의회 의장) 위원,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위원이 의견을 냈다.

독자위원들은 사법부의 서울 중심주의와 법원의 불친절한 서비스를 경험한 국민의 모습을 담은 [통 큰 기사]와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지역민들의 삶을 다룬 기사를 높게 평가했다. 다만 일부 기사에서 보다 신중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짚어냈다.

유혜련 위원은 <불친절한 법원은 무죄일까>를 두고 '비법조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법부에 대한 기사가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시각을 전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고 짚었다.

유 위원은 "사법부에서도 일본어의 잔재를 줄이고, 법률용어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점, 나아가 재판이 전문적인 영역인 만큼 불가피한 용어 선택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 점 등에 대해서도 전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준 위원은 "오늘날 법이 우리에게 무엇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남긴 의미 있는 기획 시리즈"라며 "법은 냉철하고 불친절해도 되는지, 사법부가 단순히 법률에 따라 판단만 하면 되는지 고민하게 했다. 사회가 변하면 사법부도 변해야 하는데 여전히 시민들에게 법원의 문턱은 너무 높고 불친절하다는 문제 의식을 잘 전달했다"고 호평했다.

김 위원은 이어 [경인 WIDE] <대선정국에 갇힌 '아라뱃길'… 시간만 흘러간다> 기획 보도를 "아라뱃길을 둘러싼 정치적 수싸움은 새롭게 알게 된 이슈"라며 "대선을 앞뒀다는 이유만으로 좌초되는 사업이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이번 대선에서 아라뱃길 이슈를 공론화해서 해법을 찾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선정국… 아라뱃길' 새로 알게된 이슈
'학폭 심의절차 지연' 문제점 적절히 지적
화장실 불법촬영… '몰카' 표현 신중해야


유 위원은 <학폭 심의절차 지연 관련 기사>에 대해 "교육청 산하에서 학폭위를 주관하게 되면서 한정된 인력으로 여러 학교의 학폭 사건을 다루게 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준비가 부족하고 인력 보완이 필요한 상황임에 대한 문제점을 적절히 지적하는 기사였다"고 평했다.

황의갑 위원도 같은 기사를 두고 "속출하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인력부족 문제와 더불어 교육청 담당공무원 5명이 1천건 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현실을 상세하게 파헤쳤다"면서 "향후 개선 대책으로 해외사례 등을 좀 보완하고 학계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후속 기사를 기획해보면 더욱 심도 있는 기사로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혁 위원은 인천본사 편집국에서 2001년 '격동 한세기 인천이야기'를 시작으로 20년간 출간한 9권의 책을 묶어낸 인천이야기전집 출간의 지역 언론의 본령을 실천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은 "소개 기사에 기자가 쓴 대로 그 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삼국사기, 삼국유사가 있었기 때문에 먼 옛날의 이야기가 마치 어제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라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현대 역사기록자의 역할을 해준 경인일보 편집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안없는 코치 해임" 수원 화홍고 탁구부 학부모 반발> 스포츠면 기사는 지역 밀착형 취재의 본질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기열 위원은 "경기도의회 의장 재직 시절 학부모 반발에도 대안없이 학교 운동부 코치가 해임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그 당시가 생각났다. 지역 주민 밀착형 기사로 현장감이 느껴졌고,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잘 짚어냈다"고 풀이했다.

안은정 위원은 보도 용어 사용을 더욱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은 "안양 초교 교장 화장실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사건 연속 보도는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와 후속보도가 심도 있게 잘 다뤄졌지만, 기사 제목에서 '몰카'라는 표현이 자주 나왔다"며 "정부는 2017년 9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통해 몰래카메라 대신 불법 촬영물로 표현을 변경했다. 음란물 역시 성착취물이라는 표현을 써야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위원들은 위드 코로나 시대 경기지역 곳곳을 취재기자가 직접 들여다보며 조명한 현장 기사를 치켜세웠다. 안 위원은 "<'일상회복' 들뜬 세상… 보건소는 여전히 전쟁 같은 일상> 등 보건소에서 일하는 공무원들과 요양보호사, 동네 사랑방 노인, 무료급식소 시설 제한 등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사회적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잘 드러냈다"고 했다.

황의갑 의원도 <코로나 위기는 똑같이 왔지만, 정부의 손길은 엇갈렸다> 등 보도에 대해 "소상공인의 어려움과 손실보상의 명암을 심도 있게 취재한 노력이 돋보였다"며 "백신 패스 초기 시행의 현황도 잘 짚어주면서 어려운 일상을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고 전했다.

정리/손성배·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