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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성매매집결지의 폐쇄 과정을 기록한 백서 '울림' 표지

60여년만에 홍등이 꺼진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 폐쇄됐을까.


성매매업소가 2021년 5월 31일 자진 폐쇄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인데, '기록의 도시' 수원시가 수원역 성매매집결지의 폐쇄 과정을 기록한 백서 '울림'을 제작했다.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 다양한 악기의 울림으로 곡을 연주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처럼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폐쇄도 수원시 각 부서와 유관기관, 시민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는 의미를 담아 백서 이름을 '울림'으로 정했다.

울림은 ▲현악기 ▲타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등 4개 주제로 구성됐다. 수원시는 경찰, 시민단체, 주민과 협력해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마침내 지난 5월 31일 '성매매집결지 자진 폐쇄'라는 성과를 거뒀다.

'현악기'에는 수원역 가로정비추진단이 중심이 된 소방도로 개설 과정과 수원역 성매매피해자 구조·지원 정책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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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시장과 김원준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지난 4월 20일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를 함께 점검하고 있는 모습. /수원시 제공

2019년 1월 신설된 '수원역 가로정비추진단'은 수원역성매매집결지 업주들이 '자진폐쇄'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매매집결지에 있는 건물을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성매매집결지 내 소방도로 개설'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

성매매업소 업주에게 끊임없이 항의와 협박을 받고, 욕설을 들으면서도 가로정비추진단 직원들은 업주들과 토지주(건물주)들을 끝까지 설득했다.

가로정비추진단은 도로 폭이 2m 내외에 불과했던 수원역성매매집결지 내에 소방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도로개설구간에 편입된 토지 24필지, 지장물 14개 동 등에 대해 강제수용·명도소송 절차 없이 2020년 11월 보상 협의를 마무리했다.

1단계 공사로 지난 11월 폭 6m, 길이 163m 규모 소방도로를 개설했다. 2022년 12월까지 폭 6m, 길이 50m 도로를 개설하는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원시 여성정책과는 성매매피해자의 자활을 지원한다. 2019년 12월 '수원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해 8월에는 '성매매피해자 현장상담소'를 개소해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경찰도 수원역성매매집결지가 폐쇄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성매매집결지 폐쇄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해 시행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3월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일원 2만 5364㎡를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했다. 성매매집결지를 '여성안심구역'을 지정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지난 4월 20일에는 염태영 시장과 김원준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처음으로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를 함께 점검했고, 마침내 성매매 업주들은 "업소를 자진 폐쇄하고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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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내 개설된 소방도로. /수원시제공

수원시는 지난 4월부터 여성안심구역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3단계에 걸쳐 36대를 설치했다. 곳곳에 엘이디(LED) 가로등도 설치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는 밝은 거리를 조성했다.

주민들도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힘을 보탰다. 지난 3월 29일 고등동·매산동 주민들이 중심이 돼 '안심거리조성 주민협의체'를 구성했고, 지속해서 성매매집결지 폐쇄 촉구 활동을 했다.

지난 10월 27일에는 수원역성매매집결지가 있었던 팔달구 매산로1가 114번지 일원이 22년 만에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에서 해제됐다.

염태영 시장은 발간사에서 "세상과 분리된 '붉은 공간'(성매매집결지), 한없이 견고해 보이던 벽에 균열을 일으킨 건 오롯이 시민의 힘이었다"며 "시민이 주도한 '안심거리조성 협의체' 등 모두가 마음을 모아 성매매집결지 폐쇄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지속적인 순찰과 단속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경기남부경찰청과 수많은 일선 경찰분, 선두에서 이끌어주신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님께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울림은 열린시장실(https://mayor.suwon.go.kr)에서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