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장원 교수
'건축가의 엽서-네모 속 시간여행'을 펴낸 손장원 교수.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가로 14㎝, 세로 9㎝ 크기의 때 묻고 해진 종잇조각, 그저 폐지 조각 같은 네모 엽서에는 100년 전 이 땅에서 벌어진 삶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근대 건축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로 잘 알려진 손장원(사진) 인천재능대 교수가 이번엔 그림엽서로 근대 건축과 이 시대를 이야기한다. 손 교수가 책 '건축가의 엽서-네모 속 시간여행'(글누림, 2021)을 펴냈다.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가 발간하는 '역사의 길' 총서의 7번째 순서로 발간됐다. 첫 장에서는 엽서의 제작과정과 변천을, 둘째 장에서는 그림엽서를 해석하는 방법을, 셋째 장에서는 엽서와 도시공간, 일본인의 삶을 소개했다.

손장원 교수 '…네모 속 시간여행' 발간
집필에만 3년 걸려… 현장 답사 등 작업


이 책 집필에만 3년이 걸렸다. 그가 엽서 수집을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였으니 벌써 15년이 넘었다.

공을 들였다. 엽서에 이미지와 유사한 자료에서 잘려나간 장면을 찾아 씨줄과 날줄을 엮었고, 지도·문헌·신문기사를 검색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갔다. 과거와 현재를 일치시키기 위해 직접 답사도 했고, 장소가 특정되지 않으면 사진을 크게 출력해 거리를 걸으며 퍼즐을 맞춰가는 고되면서도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손 교수는 "그림엽서는 우리를 근대로 이끄는 타임머신"이라고 강조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림엽서가 문자보다 객관성이 높다. 물론 그림엽서에 담긴 사진이라도 촬영자의 '연출'이 가미된 장면이 존재하지만 사진에는 촬영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그는 "근대의 모습을 우리가 사실에 가깝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엽서만큼 생생하고 다양하게 근대를 기록한 자료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