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구는 올해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kt 위즈는 창단 8년 만에 챔피언이 되었다. 페넌트 레이스와 코리안시리즈에서 모두 승리하여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다. 앞으로도 계속 가을 야구를 하는 강팀이 되기를 기원한다.
#2. 우승은 못했지만 축구는 내년 시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금년에 1부 리그로 승격한 수원FC는 5위를, 전통의 강호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6위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국내 최상급 클래스인 K리그 파이널 A그룹에 속해 있다. 내년에는 더욱 분발하여 상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기대한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축구 팀을 가리는 대회다.
#3. 야구, 축구만이 아니다. 겨울 스포츠에서도 수원 팀들은 앞서가고 있다. 여자배구의 현대건설은 현재 17승1패로 압도적 1위다. 아직 시즌이 반 이상 남아 있지만 조심스럽게 우승을 전망한다. 만년 하위권 팀이었던 남자배구의 한국전력도 현재 3위다.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4. kt 소닉붐은 올해 본거지를 수원으로 이전했다. 서수원의 칠보체육관에 자리잡았다. 현재 1위다. 우승에 도전한다. 수원 kt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구로, 겨울에는 농구로 스포츠면의 팀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같은 모기업이 하계와 동계 스포츠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 달성에 다가가고 있다.
창단 8년만에 챔피언 된 kt위즈
내년 우승 가능성 보여준 '축구'
여자배구, 17승1패로 압도적 1위
이미 수원은 야구와 축구에서 동시에 챔피언에 오른 전과(戰果)가 있다. 2004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K리그에서 우승했다. 같은 해 수원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현대 유니콘스도 우승했다. 한 도시가 축구와 야구 모두 챔피언이 되는 것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배구 또는 농구에서 우승한다면 수원은 일 년 내내 챔피언이 되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가 된다.
수원 스포츠팀의 선전은 시민들의 애향심과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불과 30여년 전 수원은 한적한 지방행정 중심지였다. 수도권 인구의 증가, 삼성전자의 성장과 함께 인구 100만의 도시가 되었다.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는 프로 스포츠팀이 탄생할 수 있는 필수 환경이다.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수원시민이 다양해졌다. 수원시민의 정체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수원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이들은 수원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자신을 수원 사람으로 인식한다. 두 번째는 직장은 서울에 있는 수원 사람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서울 사람으로 생각한다. 신도시에 거주하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이에 해당된다. 마지막은 수원으로 이주하여 수원시민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어디에서 학교를 다녔는지, 직장이 어느 곳에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내가 사는 수원이 나의 고향이다.
수원 스포츠팀 선전 애향심 기여
내년에도 시민들 행복하길 기대
스포츠는 하나 되는 수원 사람을 만들어 준다.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며, 같은 팀을 응원하면서 경험과 기억을 공유한다. 그 경험과 기억은 수원을 떠나 타향에 살고 있는 수원 사람도 함께한다. 정치적 입장이나 경제력, 학력, 성적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사랑은 결국 나라 사랑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자녀는 애향심과 함께 스포츠맨십도 배운다. 스포츠는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한다. 선수들은 승리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경기장에서 보는 선수들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과 땀을 흘린다. 반칙과 특권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재능과 그리고 그것을 개발하는 노력으로 승부는 결정된다. 어린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공정과 정의 그리고 경쟁의 의미를 배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한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비록 관중석은 100% 개방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위안을 주었다. 올 한 해 야구의 선전으로 수원의 팬들은 행복했다. 그 기쁨이 배구와 농구로 이어지고 있다. 새해에도 수원 시민이 사시사철 행복하기를 기대한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