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페트병을 별도로 분리해 배출하는 제도가 이달 25일부터 공동주택뿐 아니라 단독주택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오후 2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주택가.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가 시행된 지 3일이나 지났지만 주민들이 내다 놓은 봉지 안에는 비닐 재질로 된 라벨이 그대로 붙어 있는 생수 페트병과 세제 용기, 맥주 페트병, 도시락 용기 등이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었다.
단독주택까지 확대 시행 됐지만
'라벨 그대로' 마구잡이로 버려져
이달 25일부터 투명페트병은 라벨을 뗀 상태로 깨끗이 씻어 일반 플라스틱과 분리해 배출해야 한다. 투명페트병은 옷이랑 가방 제작에 사용되는 장섬유 재생원료로 쓸 수 있어 재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는 정착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 인근 빌라에 사는 주민 김모(76)씨는 "투명한 페트병을 따로 버려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며 "제도 시행을 알려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의 말처럼 쓰레기가 모여 있는 지역 인근에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에 관한 안내문이나 현수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단독주택처럼 최근 제도가 시행된 300가구 이하 오피스텔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만난 오피스텔 경비원 양모(67)씨는 "투명페트병을 별도 분리해서 버리는 입주민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분리배출 제도가 시작된 300가구 이상의 공동 주택에서도 여전히 라벨이 붙어 있는 페트병이 버려지고 있었다.
안내문·현수막 붙이지 않은 곳도
"분리 배출 입주민은 10%도 안돼"
28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는 일반 플라스틱과 투명페트병이 분별없이 쌓여 있었다.
공동 주택은 계도 기간이 지나 분리 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최대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이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는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이 아파트 주민 송모(27)씨는 "지자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분리배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주민이 많다"며 "투명페트병을 별도로 분리할 공간도 없어 한 곳에 버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분리할 공간 없어 한곳에 버리기도
당국은 유가보상해 주는 가게 확대
현장에서 투명페트병 분리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인천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제도 정착을 위해 빌라나 단독주택 등 별도 배출이 어려운 지역에는 투명페트병 전용 봉투를 무상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며 "투명페트병 등 분리배출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유가보상을 해주는 인천e음 가게도 기존 17개에서 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공동주택에 대해선 관리사무소를 통한 홍보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