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20년간 수형생활을 마치고 2010년 출소한 김상현(가명·57)씨. 그에게 교도소 밖의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 20년 동안 변한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령이 된 부모님과 부쩍 커버린 딸을 위해 김씨는 새 삶을 다짐하며 열심히 일했다. 오랜 수형생활 동안 취득한 많은 자격증을 바탕으로 일용직부터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하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를 통해 주거 지원을 받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음식점도 열면서 점차 삶이 안정되는 듯 보였다.
20년간 수형생활 마치고 출소
안정된 삶에 보이스피싱 '타격'
하지만 2019년 12월 김씨의 삶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입은 것이다. 기존 대출과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이자가 쌓이면서 3천800만원의 빚이 생겼고, 어렵게 꾸린 음식점도 문을 닫아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1월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의 주거 지원 계약기간(10년)이 만료돼 집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으나 새로운 주거지를 구할 형편도 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김씨는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에 다시 한 번 도움을 요청했다.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는 김씨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과 함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계약기간은 끝났지만, 김씨가 다른 주거지를 구할 때까지 기다려줬고, 다른 기관의 주거 지원 사업을 함께 알아보고 있다.
주거 지원 계약 기간 끝났지만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가 도와
김씨는 최근 법무보호공단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도움을 준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 이용욱 팀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만 들어도 감정이 복받쳐 오를 만큼 부침이 심한 생활 속에서 이용욱 팀장의 진심 어린 배려가 큰 위로가 됐다"며 "새로운 시작점에서 다시 출발해보자는 마음을 다잡게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법무보호공단 인천지부 이용욱 팀장은 "김씨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최대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김씨와 같이 법무보호대상자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