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001001165000054301.jpg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세계는 지금 미·중 대립으로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2022년 강대국 대립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해법을 제시한다.

미국과 중국은 소모적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후유증을 극복하려고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동맹국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이를 근간으로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대결 국면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은 주요 국가조차 전폭 수용하기가 어렵고 근원적 해결책 마련에 있어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미중 양국이 서로 패자가 되지 않으려는 피해 의식에 집착하게 되는 상황으로 악화할 전망이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취하는 각자도생(self-help)을 지향하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으로 빠지기보다 강대국들이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보다 관리 가능한 경쟁(managable competition)을 지향하며 상호보완적 관계로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세계 안정과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인도의 브라마 찬드라 교수의 제안이다.

이어 미중 간 대립은 지난 30년간 세계화에 따라 중국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일시에 무력화했고, 만일 중국이 과거 전제주의로 회귀한다면 이에 따른 부담이 미국과 세계에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태평양과 유럽 전구 간 균형이 중요하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인도-태평양 전략은 나토와 유럽연합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으로 힘의 전이(pivot to Indo-Pacific)를 유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유럽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자 다시 유럽 중시 전략으로 되돌아가는 상황. 2021년 12월7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개최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화상 정상회담에서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보였다. 이를 관망한 나토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미·중 대립으로 총체적 위기 상황
인도-태평양과 유럽 전구 간 균형 중요
강대국들, 승자·패자 가리기보다 관리가능한 경쟁 지향하며
상호보완적 관계로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세계 안정·평화 유지해야

지난 한해동안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나토 국가 해군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지원차 최대 7개월간 배치 태세를 보이고 대중국 견제전략을 지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정책을 걸고넘어지면서 갈등이 축적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며 나토의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게다가 러시아산 가스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의 취약점이 다시 드러나자 미국 입장에선 유럽 중시 전략으로 되돌아갈 수도, 인도-태평양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강행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외통수에 직면하게 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미국과 중국 고위급 군사 지도부 간 전략대화에서 양국이 전략경쟁의 속도와 범위를 조절해 긴 호흡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이 나토에 인도-태평양 중시 전략 강요를 자제하고 중국의 취약점인 대만카드 활용 역시 삼가야 한다는 요청이다.

2021년 12월17일자 '뉴욕타임스 국제판(NYT)'은 제4차 산업혁명 기술로 대변할 수 있는 기술경쟁은 민간차원에서 시장 논리에 따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경쟁을 원천 봉쇄한다는 빌미로 인적 교류 및 협력의 완전한 단절은 무리수라며 유럽연합이 미중 간 기술 경쟁 틈새를 노리는 것 역시 미국이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아프간에서의 끝없는 전쟁 종식처럼 미중 전략경쟁이 또 다른 끝없는 경쟁이 되지 않도록 유럽은 유럽대로, 인도-태평양은 인도-태평양대로 각자 지역 전략에 따라 움직이도록 균형적 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해석이다.


[[관련기사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