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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해처럼 새해 첫날을 전후해 휴대폰에 송구영신 메시지가 넘쳐났다. 지루하고 무서운 코로나19 탓인가 건강을 기원하고 해후를 고대하는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4인 이하 집합 규제로 가족 식사 말고는 사적, 공적 모임들이 종적을 감춘 코로나 이산 시대의 자화상일 테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이다. 사회 전체가 반복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주 연장'에 기진맥진한 상태이다. 특히 지난 연말 위드 코로나 방역이 취소되자 사회적 무기력증은 더욱 심해졌다. 염원했던 일상의 복원이 한 달 만에 오미크론 변이에 무산되자 사회 곳곳에서 반발과 체념이 교차했다.

민생은 국운(國運)에 좌우된다. 일제 강점기, 분단, 한국전쟁 시절의 국민이 행복했을 리 만무하다. 100여년 근현대사 기간 중 초라한 국운으로 인해 민초들이 삶이 고단했던 시절이 절반 이상이다. 산업화로 삶의 기반을 갖추고 민주화로 문화적 성취를 이루면서 국운이 활짝 폈던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인의 자부심은 대단해졌다. 코리아의 이니셜 'K'에 세계가 환호하는 시대는 우리 눈에도 경이롭다. 국민 개개인이 행복하려면 지속 가능한 국운이 필수이다.

그래서 새해 대한민국을 위해 두 가지 소원을 빌어 본다. 먼저 코로나19 종식이다. 바이러스를 박멸할 순 없다. 인류와 공생하는 독감처럼 코로나가 착해지면 그게 바로 종식이다. 단정할 순 없지만 조짐은 낙관적이다. 대세 변이로 등장한 오미크론이 감염력은 높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낮다고 한다. 오미크론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구용 치료제도 곧 보급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3·9 대선이다. 대통령제 국가의 국민에게 대통령 운은 민생과 직결된다. 대통령 잘 뽑으면 임기 5년의 민생 안정은 물론 10년, 20년 이상의 국가 미래를 다져 놓을 수 있다. 산업화를 이룬 박정희와 민주화를 완성시킨 김영삼, 김대중이 적지 않은 허물에도 뚜렷한 성취를 인정받는 이유이다. 잘못 뽑으면 임기 5년의 민생 파탄은 물론 청소년의 미래 한국이 암담해진다. 최근 몇 대에 걸친 대통령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유산을 낭비했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대통령과 정당들이 미래를 염려하는 국민들을 걱정시킨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덜 나쁜 대통령을 뽑는다면 더 바랄 게 없는 임인년이겠다.

/윤인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