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학생들이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원격수업에서 인권침해나 언어폭력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20일부터 14일 동안 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 보호자, 교직원 등 1만2천475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초·중·고 학생 6천665명 중 492명(7.39%)이 '온라인에서 자신이나 친구의 얼굴이 담긴 수업 장면이 캡처·합성·유포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원격수업 과정에서 다른 친구들로부터 언어폭력을 경험한 학생은 204명(3.07%)이었고, 교사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학생도 152명(2.33%)이나 있었다.
수업중 얼굴 캡처·합성·유포 7.39%
"점심 제대로 못먹어" 고등학생 34%
"보호자 없이 수업" 초등생 18.8%
일부 학생들은 원격수업이 이뤄지는 동안 수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 응답자의 10.5%는 '수업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도 해결하지 않고 그냥 넘긴다'고 했다. 중학생은 11.4%, 초등학생은 10.5%가 이같이 답했다.
점심을 제대로 못 먹는 학생도 많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응답자의 23.1%(599명)가 점심을 거의 먹지 않거나 가끔 먹는다고 답했고, 중학생은 31.1%(863명), 고교생은 34%(442명)가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다.
특히 초등학생 가운데 보호자 없이 혼자 또는 또래와 수업을 듣는 학생은 응답자 중 18.8%(486명)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교육청이 인권실태 조사를 하면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생활 환경 전반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른 보호자 없이 온라인 수업을 듣는 초등학생 가정에서 어떻게 식사를 해결하는지와 수업 외의 시간 활용 방안에 대해 세심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상에서의 인권 침해는 발견이나 조치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학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학교 구성원들이 중심이 돼 학대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와 구제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