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가 3일 총사퇴 수순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멈추기 위한 '비상조치'로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초강수를 내민 가운데 김종인 선대위 총괄위원장까지 사의를 표명해 연말 지지율 하락으로 초래한 당내 위기가 깊은 수렁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3일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쇄신을 위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윤 후보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선대위 개편을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나 쇄신안을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당사 앞에서 일정 취소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선대위 개편 방향과 관련, "윤석열 후보에게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하면서 "후보가 자기 의견이 있다고 해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선대위 해체론이 먹히지 않을 경우 총괄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총괄·상임·공동·총괄본부장·새시대준비위원장 등 일괄 '사의'
윤, 모든 일정 중단 개편 숙고… 김기현 등 원내지도부도 사퇴 '초강수'
한편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도 공동선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선대위직과 당직에서 일괄 사퇴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공개 발언에서 "남 탓할 일 아니고 내 탓이라 생각하고 원내대표인 저부터 쇄신에 앞장서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서 "저부터 먼저 공동선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완전히 쇄신해서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새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우리 마음속에 새겨져야 한다"고 했다.
선대위의 뼈대를 이루는 6명의 총괄본부장도 조만간 전원 사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역 의원 전원의 자진사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는 수준의 극약 처방으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이 모인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