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반려견 유치원·애견호텔·애견카페 등 반려동물 위탁시설이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시께 방문한 인천 연수구 한 반려견 유치원. 강아지 10여 마리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강아지들은 유치원 중앙에 마련된 볼풀장에서 간식을 찾으며 후각 놀이를 하고, '기다려' 구호에 맞춰 인내심 기르기 교육도 받았다.
일주일에 2번 이곳을 찾는다는 보호자 강주란(46)씨는 "처음엔 행동교정을 목적으로 유치원에 보냈는데, 강아지가 유치원 가는 걸 정말 좋아해서 주기적으로 보내고 있다"며 "급한 일이 있거나 여행 갈 때도 유치원에 맡긴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 증가에 이어, 1인 가구와 딩크족(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이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주목받고 있다.
'펫팸족' 증가로 애견호텔·유치원 등 반려동물 위탁시설 주목
인천 등록업체 303곳, 2018년보다 61% ↑… 전문성 높여야
애견호텔, 반려견 유치원, 애견카페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자치구에 동물위탁관리업 혹은 동물전시업 등록을 해야 한다. 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인천에 등록된 동물위탁관리업체는 303개로, 2018년(188개소)보다 약 61% 증가했다. 이 기간 동물전시업체도 24개에서 44개로 늘었다.
최근엔 그저 하룻밤 머물고 가는 숙박 개념보다는 훈련과 놀이 등을 겸한 형태의 시설이 인기다. 어린이 유치원처럼 반려견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겨 보호자에게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등 개별 서비스도 생기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천에 반려견 유치원을 연 이범종 하이포우반려견유치원 원장은 "옛날엔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주는 '애견'의 느낌이 강했다면, 요즘은 말 그대로 '반려'의 의미가 더욱 커졌다"며 "보호자들은 하루를 맡기더라도 내 아이가 편안하고 재밌게 있길 바라는 마음에 유치원을 찾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을 준비하며 반려동물 행동교정 자격증도 취득했다. 시간마다 강아지들을 위한 놀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오후엔 야외 산책을 시키는 등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려동물 위탁시설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안전사고 발생 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설의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진경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대표는 "동물은 그냥 데려다 놓는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관련 지식과 동물에 맞는 시설을 갖춰야 하고, 위기 상황 대응 경험도 필요하다"며 "간혹 얕은 지식만으로 위탁시설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회적으로 운영 관리 기준 등을 만들어 위탁시설의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