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의원과 함께 기초의원 선거구·의원 정수 확정이 미뤄지면서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우려(2021년 12월30일자 1면 보도=늦어진 광역의회 '선거구 획정'… 기초의회도 '도미노 차질')를 낳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내에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 간 인구 역전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기초의원 선거구 조정으로 인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표 참조
더욱이 지난 지방선거 이후 신도시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인구가 증가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기초의회의 의원 정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신도시를 중심으로 두드러진 인구증가
5일 통계청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1월 기준 도내 인구는 1천355만8천명으로 2017년 12월 1천287만4천명 대비 6만4천명(5.3%)이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화성시 인구는 69만1천명에서 88만4천명으로 19만3천명(27.9%)이나 증가했고, 시흥시 인구는 41만9천명에서 51만2천명으로 9만2천명(22.0%), 김포시 인구는 39만2천명에서 48만6천명으로 9만4천명(24%)이 각각 늘었다.
인구 많고 의원 적은 역전 현상
화성·시흥 등 신도시 중심 폭증
정수 확대 요구 목소리 거세져
또한 하남시 인구는 31만8천명으로 같은 기간 8만6천명(36.8%)이 늘어나면서 도내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평택시는 56만2천명으로 8만명(16.7%), 남양주시는 73만1천명으로 6만6천명(9.9%), 파주시는 48만2천명으로 4만4천명(10%)이, 광주시는 38만7천명으로 4만1천명(11.7%)이, 양주시는 23만6천명으로 2만4천명(11.4%)이 각각 증가하는 등 9개 지자체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지방선거의 인구기준일은 오는 15일로 최종 인구기준의 인구수 및 증가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부족한 정수, 뺏느냐 빼앗기느냐!
공직선거법 '별표 3'의 시도별 자치구·시·군의회 의원 총 정수표 상의 기초의원 총 정수는 2천927명이다. 이 중 경기도의 기초의원 정수는 447명(15.3%)이다.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 선거구를 기준으로 할 경우 화성시 6명, 시흥시 4명, 김포시 4명, 하남시 3명, 평택시 5명, 남양주시 4명, 파주시 2명, 광주시 2명, 양주시 1명 등 도내에서만 기초의원 총 정수가 30명가량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방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도내 기초의원 정수만 무턱대고 확대하기 어렵고 확대하더라도 최대 20명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확대 정원 한계… 최대 20명 전망
다른 지자체 정수 줄여야할 상황
공직선거법의 별표 3은 2005년 8월 신설됐는데 당시 기초의원 총 정수는 2천922명이었지만 2014년 2월 2천898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2018년 3월 다시 소폭 늘어나면서 회복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기초의원의 정수는 417명에서 431명, 다시 444명으로 2번 모두 20명 미만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족한 정원을 늘리려면 결국 다른 지자체의 기초의원 정원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흥시의회는 지난달 17일 제293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현재 14명인 시의원 정수를 18명으로 4명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는 '시흥시의회 의원정수 확대 건의안'을 한 발 앞서 채택하기도 했다.
■ 인구수와 기초의원 정수는 따로 국밥?
신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나면 인구는 훨씬 많은데 기초의원 정수는 오히려 적은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4만1천명(7.0%)이 줄어든 안양시의 인구는 54만6천명인데 시의원 정수는 21명이나 된다.
만약 현재 기초의원 선거구가 유지되거나 선거구 개편 폭이 작을 경우, 남양주시는 안양시보다 인구가 18만5천명이 많은데 기초의원 정수는 오히려 3명이 적고, 안양시와 비슷한 인구인 평택시와 시흥시도 기초의원 정수가 각각 5명과 7명이 적은 16명, 14명에 그치게 된다.
또한 화성시는 안양시보다 인구가 33만7천명(61.7%)이나 많은 데 기초의원 정수는 21명으로 똑같고, 김포시(인구 48만6천명)와 광명시(인구 29만4천명)도 기초의원 정수가 12명으로 같다. 93만명의 성남시(시의원 정수 34명)보다 용인시와 고양시의 기초의원 정수가 오히려 5명과 1명이 적게 된다.
한 기초의원은 "경기도의 기초의원 정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선거구 변화가 불가피해 선거구 조정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출마를 준비 중인 사람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곧 지방선거구 획정 등을 논의할 예정인 만큼 이와 관련해 이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