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있는 중소 수출기업 10곳 중 8곳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기업은 공급망 위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는 '인천 중소기업 공급망 위기 애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78.5%가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 표 참조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29일부터 12월16일까지 진행됐으며, 인천 지역 중소 수출기업 93개사가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제조업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국가 공장이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고, 화물 운송 노동자가 부족해지면서 일부 항만은 수십여 척의 선박이 짐을 내리지 못하고 바다에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코로나 확산 전세계 제조업 차질
수출입 물류지연·비용 상승 원인
고용 줄이는 방식 대응한 기업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공급망과 관련한 어려움 경험 여부'를 물은 질문에 '현재 겪고 있다'는 응답이 59.1%로 가장 많았으며,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업은 19.4%였다.
'어려움을 겪는 분야'(복수응답 가능)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기업이 '생산원가 상승'(71%)과 '생산·납기 지연'(50.5%)을 꼽았다. '납품처 컴플레인과 거래 중단', '자금 운용 애로' 등의 답변도 있었다.
'어려움의 원인'에 대해서는 '수출입 물류 지연 및 물류비 상승'이라는 응답이 60.2%로 가장 많았다. '거래처의 생산 차질·중단', '일부 국가의 수요 독점'이라고 답한 기업도 다수였다.
기업들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공급망 다변화',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수출입 물량 확보', '납품 가격 인상' 등을 꼽았다. 또 절반 가까운 기업(46.6%)은 공급망 위기로 채산성이 악화됐으며, 수출 마진을 없애고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기업도 있었다.
'공급망 위기의 지속 기간'을 물은 질문에 60% 정도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답하는 등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은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물류비 등 수출입 부대비용 지원'(64.5%), '운영자금 지원'(48.4%) 등을 제안했다.
한국무역협회 심준석 인천지역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중소 수출입기업들의 경영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지자체·유관기관과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