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천의료원 한산한 병원5
인천의료원 전경. /경인일보 DB
 

인천시가 제2의료원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으나 가장 중요한 후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제2의료원 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 조사·분석 등을 맡는 업체를 구하는 입찰 공고를 냈다고 5일 밝혔다.

내달부터 용역이 진행되지만 아직 병원 후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보통 지방의료원 실시계획·타당성 조사는 용역 업체에 일부 대상 부지의 분석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지 후보지를 제시해야 실효성 있는 용역 결과를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타당성조사 업체 입찰공고
지자체 추천 4곳등 전역 입지 분석


인천시는 지난해 기초자치단체로부터 추천받은 4곳을 포함해 인천 전역을 대상으로 입지 분석을 하기로 했다. 지난달 연수구는 선학동, 중구는 운남동, 계양구는 동양동·방축동을 인천시에 제2의료원 부지로 추천했다.

그러나 각 구에서 추천한 부지가 제2의료원 후보지로 적합한지는 불투명하다. 이들 부지 대부분은 공공주택지구나 개발제한구역(GB)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활용할 수 있어서 인천시가 목표한 개원 시기인 2026년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시는 우선 용역을 통해 6개월간 적합한 병원 입지를 분석해 후보지를 2~3곳으로 좁힌 뒤 부지선정위원회 검토를 거쳐 1곳을 선정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최근 변동된 지역 의료 여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연기됐던 연세대 송도세브란스 병원 건립이 본격화하고,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선정되는 등 지역에 종합병원 2곳이 들어선다. 연세대 송도세브란스 병원은 2026년, 서울아산병원청라가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되면서 제2의료원과 비슷한 시기에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병원 건립' 달라진 의료 여건
권역 중복 피한 '공공 의료' 계획


인천시는 지역에 종합병원 의료시설이 공급되면서 권역별 의료 수요는 물론, 병상·응급의료 공급률 등이 변동될 것으로 분석했다. 두 병원과 권역이 겹치지 않고, 지역별 병상 수급 현황과 접근성, 예상 진료권 등을 분석해 제2의료원 후보지를 선정하겠다는 게 인천시 계획이다.

한편 이번 실시계획·타당성 조사 과업에는 후보지 분석뿐만 아니라 지역 의료 자원·시설·수요 등 기초 현황 조사, 제2의료원 설립 규모, 예상 진료권, 적정 병상, 운영 방안 등도 포함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 민간 종합병원이 개원하기로 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입지 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용역이 마무리되면 빠른 시일에 보건복지부에 제2의료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