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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
날씨 이야기는 어느 누구와도 공감할 수 있고,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화제다. 살면서 날씨와 관련한 일화나 추억이 있을 것이며, 이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하며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폭설·폭우 등 기상이변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날씨와 기후는 남의 나라,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생존과 연결된 절실한 문제가 되었다.

전세계는 기후변화를 감시하기 위해 2005년에 정부 간 국제기구인 지구관측그룹을 설립하고 전지구관측시스템을 구성하여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지구관측시스템에는 지구 환경이나 생태계, 기후를 감시할 수 있는 지상 관측장비를 비롯해 인공위성을 활용한 관측이 포함된다. 기상청은 2010년 천리안위성 1호를 발사하면서 세계 7번째 기상위성보유국으로서 전지구 위성관측망 참여기관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천리안위성과 같은 정지궤도 기상위성은 적도 상공 3만6천㎞ 고도에서 지구와 동일한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면서 24시간 연속적인 기상관측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관측장비로 관측이 어려운 바다, 사막과 같은 광범위한 지역을 균질하게 관측할 수 있으며, 실시간 기상현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측할 수 있다. 게다가 단편적인 수치 관측을 넘어서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관측정보를 제공한다는 우수함이 있다.

천리안위성 1호가 2011년부터 한반도 주변에서 발생하는 위험기상을 정밀하게 감시함으로써 신속한 예보 전달과 재해 대응이 가능해졌다.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천리안위성 1호를 이은 천리안위성 2A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2019년부터 정밀한 고품질의 위성자료 서비스, 기후변화 감시와 대응을 위한 위성자료 분석과 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점차 세력이 강해지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태풍에서부터 황사·안개·집중호우를 유발하는 구름을 탐지하고, 산불이나 화산 폭발 등과 같은 재해 감시에 이르기까지 기상위성의 활약과 성과는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위성정보는 예보지원은 물론 국가 정책 수립이나 농업, 항공, 운송 등 산업분야에서 그 활용이 매우 유용해졌다.

뿐만 아니라 위성을 통해 식생이나 지표면 온도, 북극 해빙 등의 변화를 관측하고 수집한 자료를 활용하여 전지구적 기후 감시와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가기상위성센터는 국내외 사용자에게 천리안위성 2A호의 우수한 관측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는 고도의 위성관측기술과 분석기술을 가진 운영기관으로서 국제협력 업무를 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 마련을 위한 노력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지구의 기분을 날씨에 비유한다면 지구가 가진 성격은 기후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이유로 사람의 기분이나 성격이 변하는 것처럼 지구의 날씨와 기후도 마찬가지로 변화하며, 그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연구할 수 있는 인공위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기후감시에는 장기간에 걸쳐 수집하고 축적한 위성자료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40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최강 한파의 원인과 강력한 세력을 가진 태풍의 발생, 기후변화의 원인이나 대응 방법을 알고 싶다면 날씨와 기후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천리안위성이 관측한 자료를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해 볼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연속적인 위성관측 임무와 기후위기 시대 대응,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위성체와 관측 센서의 성능 향상은 물론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후속 위성을 개발할 예정이다.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활용되거나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여 성능이 향상된 위성자료는 기후위기의 대응과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